리튬 가격 지난해 4월 대비 33.48% 급락
포스코 향후 리튬 생산에 수조원 투자 필요
포스코홀딩스 수익성에 상당한 타격 예상
中 규제로 케즘 지나면 장기적 전망은 밝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위축)의 장기화로 배터리 핵심 광물인 리튬 가격이 올해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올해 본격적으로 리튬 생산을 가동하는 포스코홀딩스가 이익을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향후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리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조 단위 추가 투자도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포스코홀딩스의 수익성에 상당한 타격이 갈 것으로 보인다.
◇리튬 가격 급락…전기차 캐즘과 공급 과잉 겹쳐
19일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지난 16일 탄산리튬 가격은 kg(킬로그램) 당 73.5위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월 10일 110.5위안에 비해서 33.48% 줄어든 수준이다. 지난해 6월까지 100위안을 넘어서던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8월 이후부터 지금까지 70위안 수준에서 장기간 묶여 있다.
탄산리튬은 그 자체로 혹은 수산화리튬으로 가공된 이후 전기차 배터리에 활용되는데,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수요 위축과 리튬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문제는 올해도 전기차 캐즘과 리튬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그룹 HMG경영연구원의 양진수 모빌리티산업연구실장(상무)은 지난 15일 자동차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올해도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배터리 관련 전문가들도 올해 캐즘의 지속을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리튬 업체들은 생산량을 줄이기 않고 오히려 늘리고 있다. 캐즘 종식 이후 전기차 시대가 급작스레 찾아올 것에 대비해 충분한 생산량을 갖추려는 전략에서다. 이에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지난해 말 810원 수준인 리튬 원석 가격이 올해 750달러 정도로 더욱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리튬 생산을 가동할 포스코홀딩스 입장에서 큰 악재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아르헨티나홀딩스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을 통해 각각 아르헨티나 염호와 호주 광산을 통해 리튬 생산에 나섰다.
회사는 지난해해 연산 2만5000t(톤) 규모인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1단계 공장을 준공했고, 올해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2단계 공정을 건설하고 있다.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포스코홀딩스가 지난 2021년 호주 광산 개발 회사인 필바라미네랄스와 합작해 광양에 설립한 수산화리튬 제조사다.
◇영업적자 불구 수조권 투자 필요…장기적 전망은 긍정적
문제는 영업 적자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투자 규모는 확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포스코아르헨티나와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지난 2023년 각각 738억원과 341억원의 적자를 냈고, 지난해는 적자 규모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포스코홀딩스는 내년까지 9만6000t, 2030년까지는 42만3000t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원하는 생산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수조원 규모로 투자해 아르헨티나 염호를 개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2단계 준공에만 약 1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포스코홀딩스의 수익성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전기차 캐즘이 종식된 이후 리튬 사업은 포스코홀딩스에 긍정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대중국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비중국산 리튬의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배터리 핵심 광물의 경우 강화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상 해외우려집단(FEOC) 기준이 당장 올해부터 적용된다. 미국 시장에 판매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중국 이외에서 생산된 리튬이 필수적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홀딩스의 리튬 사업이 올해는 당장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전기차 캐즘이 종식된 이후에는 전망이 좋을 것으로 보여 당장 손실을 감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