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GTX 호재로 의왕, 평택 등 집값 크게 상승
올해는 반대로 의왕 집값 ‘하락’...평택은 ‘유지’
전문가 "직주근접 입지는 가격하락 방어 유리"
▲대규모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 평택과 GTX 호재만 있는 의왕의 집값이 엇갈리고 있다. 연합뉴스 |
차이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공장이 갈랐다. GTX호재만 있었던 의왕과 달리 대규모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 평택은 집값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분당과 일산의 차이처럼 교통 호재 외에도 직주근접 입지가 중요한 이유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의왕시는 GTX 기대감 덕분에 작년 집값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의왕시는 작년에만 38.56% 올랐다. 특히 작년 2월에는 한 주에 1%씩 오를 정도로 집값이 폭등세를 보였다.
그러던 의왕의 아파트값이 최근 폭락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4월 셋째주(18일 기준) 의왕시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8% 하락했다. 이는 0.18% 하락한 지난 2019년 6월24일 이후 2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정부가 GTX-C 노선에 왕십리·인덕원·의왕·상록수역 등 4개 역을 추가하기로 하면서 지난해 뜨겁게 달아올랐던 의왕의 주택 가격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에 최대 3억8000만원 떨어진 단지가 나오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 푸르지오 엘센트로’ 84.98㎡ 17층 매물은 지난해 6월 16억3000만원이었으나 올해 이달들어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10개월만에 3억8000만원이나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평택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지난해 GTX 정차역이 생긴다는 호재로 의왕과 같이 집값이 폭등했던 평택의 경우 올해도 큰 하락 없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많이 오른 만큼 많이 떨어진다는 속설이 들어맞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동삭동 현대 76.61㎡ 면적 아파트의 경우 올해 4월 3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직전 거래는 3억1000만원으로 의왕에 비해 변동폭이 훨씬 적다.
의왕과 평택의 사례를 보면서 전문가들은 ‘직주근접(職住近接)’ 입지에 해당하는가 해당하지 않은가의 차이라고 설명한다. 마치 같은 1기 신도시지만 집값이 크게 벌어져 있는 분당과 일산의 차이와 같은 것이다. 쉽게 말해 평택의 경우 반도체 공장이 대규모로 들어선다는 호재 때문에 하방경직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2017년 1기 공장의 구축으로 시작됐으며 2018년에는 2기 공장이 가동을 시작했고, 3기 공장 신축 공사도 올해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향후 4기~6기 공장도 건설할 계획이다. 생산 라인의 증가로 임직원 수가 크게 늘자 이를 수용할 공간으로 평택캠퍼스 내에 53층 규모의 통합사무동(컨트롤타워)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왕처럼 최근 조정을 받는 경기도의 지역들은 지난해 누적 상승폭이 워낙 커 올해 조정을 심하게 받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마치 세종시가 최근 1~2년 사이 크게 올랐지만 작년부터 조정을 받는 것처럼 호재가 유효하지만 대출이 안되는 현 시점에 가장 크게 집값이 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택의 경우처럼 대규모 공장이 들어서는 경우 직주근접 입지로 인해 가격이 방어된다는 논리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 연구원은 "평택의 집값이 견고한 이유가 모두 삼성전자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마치 분당과 일산의 차이처럼 직주근접 입지로 삼성전자 공장이 들어서면서 소득 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격 방어가 잘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jw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