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임대차법 2년) 어떻게 버티나…이사철 맞아 전세값 불안 조짐에 가격 반등
8월 임대차3법 2년 맞아 전세값 더욱 불안해 질 듯
인수위 "민간임대 활성화 해 전세 물건 늘려야"
▲서울 은평구의 주택 밀집 지역.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장원석 기자] 봄 이사철을 맞아 매물이 줄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셋값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당장은 전세난이 아닐지라도 전셋값이 오르는 추세인데다 일명 ‘임대차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시행 2년 시한이 만료되는 오는 8월이 다가오면서 전세난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이와같은 전세난 해결을 위해 임대차 시장에서 대부분의 공급을 담당하는 민간임대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정책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전국 전셋값 11주만에 보합 전환…지방 전세시장 ‘불안’ 심화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와 같은 수준인 보합(0.0%)세로 조사됐다. 부동산원 조사에서 전국 전세 시세가 하락에서 보합 전환한 것은 11주 만이다.
서울만 보면 노원구(0.02%)와 중랑구(0.01%), 성동구(0.01%) 등에서 전세 시세가 하락·보합세에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강북지역 14개 구는 보합을 기록했지만, 강남지역 11개 구는 0.01% 떨어졌다.
문제는 추세다. 전세값이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추세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원 통계를 전국 기준으로 시·군·구별로 봐도 전셋값이 오른 지역이 94곳이었고 떨어진 곳은 64곳에 불과했다. 집주인들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고 금리가 오르면서 전셋값은 변곡점에 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른 조사에서는 서울의 전셋값 불안이 확연하다. 지난달 29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은 확대하고 있다. 지난 2월28일 보합(0.0%)에서 지난달 25일 기준 0.04%까지 상승했다.
이 조사에서는 강남권 보다는 강북권의 변동폭이 컸다. 같은 기간 강남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은 0.02%포인트(p)를 기록했으나, 강북권은 이보다 높은 0.06%p로 나타났다. 강북권에서도 성동(0.28%p)·노원(0.12%p)·강북구(0.12%p)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지방 전셋값은 서울에 비해 불안감이 비교적 심하다. 부동산원 조사에서 시도별로는 전북(0.13%)과 충북(0.10%), 경남(0.08%), 강원(0.05%), 경북(0.04%), 광주(0.03%) 등 지방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강북권 일부 지역은 입주물량 감소로 매물이 감소하며 상승 전환됐지만, 강남권은 높은 전셋값과 대출금리 부담 등으로 수요가 줄면서 내림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전셋값 오르는 추세…민간임대업 활성화가 해법 될까?
이렇듯 아직은 전세시장이 안정기조를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봄 이사철을 맞이해 조금씩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앞서 조사에서 봤듯이 전국 전셋값은 11주만에 하락에서 보합 전환했으며 부동산원 조사에서 전국 전세 시세가 상승 전환한 것은 올 2월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최근 전셋값 불안 요인을 살펴보면 금융권발로 보인다. 올해 은행들이 전세자금대출을 재개하며 전세 수요가 늘고 있지만 집주인들이 내놓은 매물은 줄어든 상황이다. 때문에 전세가율은 높아지는 등 전세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의 흐름대로 자연스럽게 집주인이 매물을 내놓고 수요자가 가져가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전세시장이 불안하게 되면 임대료가 올라갈텐데 그러면 추가 규제 또는 완화 등 후속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기준 KB국민은행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 2021년 12월 65.9%에서 올해 1월 66.0%, 2월 66.1%, 3월 66.2%로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의 비율인데 매매값은 하락 전환했는데 전세값이 오르는 추세여서 전세가율이 오르는 것이다. 이 비율은 올해 들어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 상승률보다 높아지면서 반등했다.
문제는 올해 8월 임대차 3법 시행 2년차를 맞이해 전세값이 크게 흔들릴 경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전세 시장이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민간임대등록 활성화와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심교언 인수위 부동산 TF 팀장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임대등록물건이 서민주거안정에 기여해왔으나 지원정책 축소 등으로 신규공급이 축소 중에 있다"며 "비아파트와 소형아파트 중심으로 등록민간임대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jw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