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첫날 반짝 인기후 앱스토어 순위 100위권 밖으로 밀려
'차이나 드림'은 옛말…현지 시장 트렌드 바뀌고 규제도 많아
|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 관련 이미지. |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펄어비스의 중국 진출작 ‘검은사막 모바일’이 초반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 2017년 한한령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 출시된 국산 게임으로 기대가 컸던 만큼, 펄어비스의 주가 낙폭도 극심한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더 이상 중국 시장을 ‘기회의 땅’으로 여길 수만은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 ‘검사 모바일’ 초기 흥행 실패…열흘 새 주가 36% 빠져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앱스토어 매출 순위가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달 26일 공개 테스트(OBT)를 시작한 이 게임은 출시 첫날 현지 앱 마켓 인기 순위 1위에 올랐고, 이튿날 매출 순위는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출시 10여일 만에 순위가 100위 권 밖으로 밀려났고, 현재까지도 다시 순위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흥행 실패에 펄어비스 주가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회사는 총 244억원어치의 자사주 소각 계획까지 밝히며 주주가치제고에 나섰지만 상황을 반전시키긴 어려운 분위기다. 출시 당일 주당 9만8000원이었던 펄어비스 주가는 지난 6일 6만2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펄어비스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선 반등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검은사막 모바일 중국은 원활한 판호 획득을 위해 2주 치 빌드에 본격적인 BM(비즈니스모델)을 포함하지 않았고, 핵심 콘텐츠도 제외됐다"라며 "중국 유저들의 성향도 하드코어 MMO에 대해선 초반 몇 주간은 본격적인 아이템 구매를 하기 전에 레벨업에 주력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 판호 빌드가 2~3주 후 규제 범위 내에서 BM을 대폭 강화하고, 공성전, 대전(pvp) 등 핵심 콘텐츠 업데이트도 단행되면 매출순위가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주목 및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 ‘차이나 드림’ 끝났나…국내 게임사, 판로 다양화 필요성↑
‘검은사막 모바일’은 지난 2017년부터 이어져온 중국의 한한령 이후 국내 게임이 중국 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게임시장은 지난 2020년 기준 약 47조5300억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과거 국내 게임들은 중국 시장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뒀고, 국내 게임사들도 이를 바탕으로 폭발적인 실적 성장을 경험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화평정영)’ 등이 꼽힌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모바일’의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도 이런 배경이다.
다만 업계에선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더라도 과거와 같은 ‘차이나 드림(China Dream)’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년 새 현지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데다 게임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도 더 엄격해져 진입 장벽이 훨씬 두터워졌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년 간 중국 시장 트렌드가 많이 바뀐 데다 여러 규제가 많아 초반에 공격적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검은사막 모바일’의 사례로 시장 다변화의 필요성은 더 커졌다. 다행스럽게도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 외 다른 국가로의 판로 모색을 위해 노력해왔다. 한때 중국 의존도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넥슨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중국 매출 비중은 21%다.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콘솔 작품과 차기작 ‘로스트아크’로 북미 유럽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크래프톤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도 시장에 대한 투자를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
hsjung@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