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떨어지는데 지방은 23개월째 상승중…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5.15 11:56

수도권 아파트 조정 국면에 들어섰으나 지방은 상승중



지난해 많이 못 오른 지역 중심으로 키맞추기 들어선 듯

2022051501000544900022691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장원석 기자] 수도권의 아파트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 가격이 보합 내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지방의 아파트 값이 23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그 원인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전문가들은 지방 도시 중 지난 2~3년 사이 가격 급등기에 소외돼 상승하지 못한 지역을 중심으로 키맞추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르기는 하지만 소폭 상승이라 아직까지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 지방 아파트 값 23개월 연속 상승…거래량도 상승 전환

15일 부동산 인포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방 8도(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의 실거래가 지수가 2020년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23개월간 연속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4개월간 지방 8도의 실거래가 지수가 1.37포인트(p) 상승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작년 8월부터 하락세를 이어오던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상승 전환했다. 지방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1월 1만2114건에서 2월 1만3914건으로 14.86% 늘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5건, 지방 광역시는 29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2776건에서 3203건으로 가장 많은 427건이 늘었고, 강원, 전남 등도 증가세를 보였다.

새 아파트에는 억대 프리미엄도 붙고 있다. 전남 순천에 위치한 ‘중흥 에듀힐스 9단지(2019년 하반기 입주)’ 전용 84㎡는 작년 11월 7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분양가 대비 4억원 넘게 올랐다. 충남 아산 ‘한들물빛도시 시티프라디움(2021년 하반기 입주)’ 전용 84㎡도 지난 1월 6억900만원에 거래되며, 분양가보다 2억8000만원 가량의 웃돈이 붙었다.

부동산 인포 관계자는 "지방 8도는 수도권 및 지방 광역시보다 규제 영향이 비교적 적은 데다 대도시의 경우 새 집으로 이사를 원하는 대기수요가 많아 집값이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지방 8도 내에서도 신축 아파트와 구축 아파트의 집값 양극화가 심화되는 만큼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소외됐던 지역 중심으로 키 맞추기 중…큰 의미 부여하기 어려워

아파트값은 보통 수도권이 견인한다. 그런데 수도권의 아파트값이 하락세 내지는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방 아파트값이 23개월 연속 상승한다는 사실이 의외다. 전문가들은 지방도 결국 어느 지역을 보느냐에 따라 다른 것 이라며 가장 많이 오르는 지역은 ‘비규제 지역’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동산R114 윤지해 연구원은 "지방 아파트값이 오른다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가장 많이 오르는 지역은 비규제 지역, 예를 들어 강원도·제주도 등이다"라고 지적한다. 반면, 하락하는 지역은 전년도에 많이 상승한 지역들이다. 예를 들어, 대전·세종·대구 지역 등지다.

이는 다른 조사를 봐도 확연히 나타난다. 지난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값은 전체적으로 0.01% 올랐다. 전북(0.14%), 강원(0.11%), 경남(0.07%), 광주(0.04%), 제주(0.03%) 등지의 아파트값이 상승했고 세종(-0.19%), 대구(-0.14%), 대전(-0.05%), 전남(-0.02%) 등은 하락세가 이어졌다.

결국 많이 오른 지역은 조정을 받아 떨어지고 그동안 오르지 못했던 지방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5대 광역시 중 핵심지역인 세종시는 그동안 상승폭이 워낙 커 가격 부담에 의해 조정 국면에 들어섰으며 기타 지방중 강원·제주 등지는 그동안 침체기에 있었기에 키 맞추기 들어섰을 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윤 연구원은 "지방 도시 중 침체기에 있었던 강원·제주 등 뒤늦게 키 맞추기 국면에서 상승폭이 확대되는 정도지 급등은 아니다"라며 "지난 3~4년 사이에 오른 것도 아니어서 다른 지역이 떨어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커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jws@ekn.kr
장원석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