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 산업 경쟁력 기반으로 한 원료 확보 방안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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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관련 주요 광물가격 추세(2021년 1월~2022년 3월).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해외 광물 공급망 부족에 한국 배터리 업체의 핵심 소재 국산화 비율이 시장 점유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가 탄소중립 달성에 필수 산업으로 배터리를 꼽는 만큼 수요가 급증할 전망에 따라 생산에 필요한 핵심 광물을 공급하기 위해 해외 광산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한국수출입은행이 발표한 ‘배터리 소재 광물시장 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한국 배터리 업체는 기술력과 공격적 사업확장으로 시장을 선도하며 세계 배터리 시장의 약 26%를 차지했다.
하지만 배터리 핵심 소재 부문에 있어 국산화 비율이 평균 14%에 그쳤다. 아울러 핵심소재 원료가 되는 광물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은 배터리 핵심 소재 부문에서 55~70% 이상 국산화를 달성하고 있다. 원재료인 해외 광물자원 확보도 적극적이다. 중국 기업들은 자국의 배터리용 소재 수요를 충족할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광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자 해외 광산 지분을 적극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 양극재 소재로 사용되는 광물자원 시장은 연평균 4~13%대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로 주목받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은 전체 매장량의 82%가 칠레, 호주, 아르헨티나, 중국 등 4개국에 묻혀있다.
현재 상용화된 이차전지 배터리 대부분은 리튬이온 배터리다. 중장기적으로도 리튬 이온 배터리는 수요가 강해져 공급이 점차 부족해질 전망이다.
리튬 생산비용은 프로젝트 규모나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소 1억달러에서 최대 10억 달러 이상으로 많은 비용이 든다.
전기차용 배터리 핵심광물인 니켈 수요는 지난해 약 270만t에서 2030년 약 400만t, 2040년에는 약 560만t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니켈 매장량의 약 60%는 산화광, 약 40%는 황화광 형태다. 황화광은 주로 캐나다, 호주, 러시아, 남아프리카에 분포하고 산화광은 호주, 쿠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적도 지역에 분포한다.
니켈광물 가격은 지난 2018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다가 2020년대 중반 인도네시아 공급 확대로 하향 안정화됐다. 니켈 가격은 지난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고 올해 3월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불안 확대로 1t당 5만달러 수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전년대비 약 2배 수준의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에 필수적인 소재로 주로 구리나 니켈 광산에서 부산물로 생산된다.
코발트 광물자원은 콩고민주공화국(DRC)이 공급량의 80%에 육박한다. 매장지역이 편중된 만큼 가격 변동성도 높다. 오는 2030년 코발트 수요는 자동차 배터리용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약 16만t에서 약 26만t까지 10만t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세계 코발트 수입량의 90%를 차지하면서 코발트 최대 수입국으로 꼽힌다. 중국은 대규모 투자로 DRC 광산의 약 70%를 보유하고 있다. 코발트 수입량의 99%를 DRC로부터 수입해 제련·정련한 뒤 세계 제련 코발트(순도 99.8% 이상)의 64%를 공급하고 있다.
성동원 선임연구원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배터리 소재 광물 확보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라며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안정적인 소재 확보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 선임연구원은 "광물자원개발 투자가 가속화되지 않는다면 향후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라며 "공급망 이슈와 일부 지역의 에너지 위기 등으로 인해 이미 광물자원의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며 미래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한 투자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리협약의 가장 야심찬 목표인 1.5도 시나리오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세계적으로 4000억달러 규모 이상의 광산개발 투자가 추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제 프로젝트 개발에 있어서 투자 개시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의 리드 타임, 투자자 배당금 요구사항, ESG 요구사항 등 많은 과제들이 따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