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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특히 반도체 등 한국의 첨단제조 능력과 미국의 기술 역량을 결합해 공급망 위기에 대처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
또 우주 탐사를 비롯해 우주기술과 우주산업 분야에서 양국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고 원전 분야에 대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전 정책 재설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을 열고 양국의 경제안보와 기술동맹을 실질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동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은 대통령실 간 소통 협력 채널로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경제안보대화’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전 세계 곳곳에서 공급망 위기가 확대되고 국가 간 첨단기술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존의 글로벌 공급망(GVC)이 약화되고 갈수록 불안정해지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양국은 반도체 등 한국의 첨단제조 능력과 미국의 기술 역량을 결합해 공급망 위기에 대처하고 시너지를 발휘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양국은 상호 경제 파트너로서 핵심 산업 공급망 안정성을 위해 기업 간 투자·협력도 지원키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다음 달로 예상되는 미국 주도 공급망 장관회의에 참여해 상호 공급망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고 양국의 ‘조기경보시스템’ 연계를 통한 효율적인 정보 공유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또 반도체·배터리·핵심광물·에너지 등의 공급망 회복력과 다양성 강화를 위해 기존의 국장급 산업협력대화를 ‘한미 공급망·산업 대화’로 격상하고 장관급·차관급 회의를 각각 연 1회 개최하기로 했다.
한미는 기술동맹으로서 첨단·핵심기술 분야의 포괄적 협력 강화에도 나서 양국의 기술적 우위 초격차 확대를 위한 발판도 마련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양자기술, 바이오기술을 포함한 핵심·신흥기술을 보호하고 진흥하기 위한 민관 협력을 강화하고 전문인력 교류를 확대하는 한편 투자 촉진과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핵심·신흥기술 관련 파트너십을 증진하기로 했다.
우주기술과 산업 분야 협력에 대해서는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 영국, 일본 등이 참여하는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 등 우주 탐사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양국은 지난해 5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아르테미스 약정 추가 참여에 합의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8월 발사 예정인 한국형 달 궤도선(KPLO)의 후속사업이며 2031년을 목표로 기획 중인 한국 달착륙선 사업에서도 양국의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역대 최대 규모 우주개발 프로젝트인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에 대한 미국의 지원 의사를 재확인했다.
한미 양국은 ‘제3차 한미 민간우주대화’를 개최하고 우주탐사와 우주산업, 위성항법, 우주정책 등 우주 분야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또 한국 외교부와 미국 국무부가 우주에서 늘어나는 안보 위협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한미 우주정책대화’의 제5차 대화를 올해 내로 서울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국방우주 분야에서도 양국 간의 긴밀한 정책협의를 지속하고 ‘글로벌 센티넬’(Global Sentinel) 등 다양한 국제우주연습에 함께 참가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글로벌 센티넬은 인공위성 충돌 등 우주 위험·위협에 대비하는 국제협력절차를 숙달하는 연습으로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일본, 캐나다, 호주, 영국 등 11개국이 참가한다.
원전 분야에 대한 협력도 강화한다. 특히 소형모듈원전(SMR) 개발과 판매를 위해 협력한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펌프 등 주요 기기를 일체화한 규모 300MW 이하의 소규모 원전으로 비용과 안전성 측면에서 차세대 원전으로 꼽힌다.
미국 주도의 제3국 SMR 역량 강화 프로그램 참여 등을 통해 원전 시장에 공동 진출하고 기업 간 협력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한미 원전 기술 이전 및 수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제3국의 원전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방안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양국은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HLBC)를 재가동해 원자력 제반 분야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HLBC는 2018년 8월 2차 전체회의 개최 이후 현재까지 개최되지 않고 있다.
한미 양국이 이처럼 원전 협력을 위해 손을 잡기로 한 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각국의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면서 원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 것이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세계 원전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미국이 이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도 분석했다.
전 세계에서 오는 2027년까지 건설하기로 한 원자로 50개 가운데 중국이 15개, 러시아가 12개를 수주해 세계 1·2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claudia@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