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통큰투자] 삼성, 반도체 이어 바이오·신성장 IT로 '승부수' 던졌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5.24 14:59

팹리스·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메모리 등서 초격차 유지



바이오와 AI·6G 등 신사업 낙점…'미라클 투자' 들어간다

삼성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캠퍼스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삼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장 규모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미래 먹거리에 향후 5년간 450조원을, 국내에만 35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 등 경쟁자에 직면해 초격차 유지가 시급하다는 절박함이 깔렸다.

성장 가능성이 큰 핵심 전략 사업을 선택해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판단 아래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신산업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투자규모를 늘리며 미래 준비에 나선 것이다.

24일 삼성은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시스템반도체·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바이오 등 3대 산업과 신성장 정보기술(IT)로 꼽은 인공지능(AI)과 차세대 통신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공세적인 투자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주도

삼성전자는 선제적 투자와 차별화된 기술력, 새로운 시장 창출로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을 주도해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갖춘 메모리 반도체에서 초격차를 확대하고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에서 역전하면 반도체 3대 분야를 모두 주도하는 초유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밑바탕이 됐다.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공정 미세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소재·신구조에 대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반도체 미세화에 유리한 극자외선(EUV) 기술을 조기에 도입하는 등 첨단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경쟁 업체 추격 속에서도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D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1위 자리를 수성할 계획이다.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 고성능·저전력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 5세대(5G) 이동통신·6G 통신모뎀 등 초고속통신 반도체 △고화질 이미지센서 등 4차 산업혁명 구현에 필수불가결한 제품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국내에 신성장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관련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1등으로 도약하면 디자인 하우스와 패키징, 테스트 등 관련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생태계 동반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 가전이나 스마트 자동차, 지능형 공장(스마트 팩토리) 등 기존 산업을 고도화하며 다양한 신산업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삼성은 전망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은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차세대 생산 기술을 적용해 3나노미터(㎚) 이하 제품을 조기에 양산할 계획이다. 또 차세대 패키지 기술 확보로 연산칩과 메모리가 함께 탑재된 융복합 솔루션을 개발해 업계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로 했다.


◇ 신성장 바이오 제2의 반도체로 키운다

삼성은 ‘바이오 주권’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 나가며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도 나서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및 시밀러를 축으로 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해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 신화’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삼성은 △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 △ 원부자재 국산화 △ 중소 바이오텍 기술지원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 활성화도 지속해서 지원할 예정이다.

세계 바이오 시장은 오는 2027년 9114억달러(약 115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시밀러 규모는 지난해 100억달러(약 12조 6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220억달러(약 27조 8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항체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삼성은 보고 있다.

삼성은 CDMO와 바이오시밀러를 양대 축으로 삼아 지난 2011년 바이오 사업을 시작해 현재 ‘바이오 주권’을 지키는 국내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CDMO 분야 생산능력 62만L로 압도적인 세계 1위로 도약하게 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기술제휴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제품 5개를 출시했고 독자 기술로 바이오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삼성은 CDMO 및 바이오시밀러를 중심으로 바이오 사업을 반도체에 이은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바이오젠이 보유했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전체를 인수하며 개발부터 상업화까지 R&D역량을 내재화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지속적인 투자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 AI·차세대 통신 육성 속도

미래 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인공지능(AI)과 차세대 통신 등 ‘신성장 IT’ 분야에도 초격차 혁신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회사 관계자는 "AI 및 통신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로 산업·사회·경제 전반에서 혁신과 고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AI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역량 확보와 기반 생태계 구축을 지원한다. 삼성은 세계 7개 지역에서 AI 센터를 운영하며 선행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인재영입과 전문인력 육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국내 신진연구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는 핵심기술 선점을 통한 세계 표준화를 주도한다. 삼성전자는 기존 3G부터 5G를 선도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분야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30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분야에서 선행연구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19년 삼성리서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표준화와 기술주도권 확보에 나섰으며 2020년에는 6G 백서를 통해 ‘6G 비전’을 제시했다. 6G는 5G보다 50배 빠른 기술로 △ 초실감 확장 현실 △ 고정밀 모바일 홀로그램 △ 디지털 복제 등 서비스를 실생활에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전환, 초격차 혁신의 기반 기술로 일컬어지고 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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