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먹거리 확보로 국가경쟁력 '쑥'…반도체·바이오·미래차 '퀀텀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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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너지경제DB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재계 주요 기업들이 새 정부 출범 2주만에 ‘투자보따리’를 대거 풀어놨다. ‘맏형’ 삼성그룹을 필두로 현대차그룹, 롯데그룹 등이 향후 5년여간 중점적으로 육성할 사업과 경영 계획을 밝히며 수백조원대 투자를 예고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반도체, 바이오, IT 등을 중심으로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 중 360조원이 국내에 투입된다.
이는 삼성이 지난 5년간 투자한 금액(330조원) 대비 120조원이 늘어난 것이다. 삼성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신산업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 연평균 투자규모를 30% 이상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핵심사업 및 신성장IT는 기업과 산업 생태계가 상호작용을 통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해당 사업의 성공이 연관 산업 발전과 국민소득 증대로 이어져 국가 경제 발전을 이끌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역량을 대폭 키우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가업구조를 개선해 팹리스(설계)와 파운드리(위탁생산) 몸집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의 파운드리사업이 세계 1위로 성장할 경우 삼성전자보다 큰 기업이 국내에 추가로 생기는 것과 비슷한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사업에서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의지도 강력하게 내비쳤다. 삼성은 바이오 주권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가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는 등 새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설 방침이다.
삼성의 바이오사업은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를 양대 축으로 삼아 성장해왔다. 현재 건설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이 완료되면 CDMO 분야 생산능력은 62만L로 압도적 세계 1위로 도약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어 5·6 공장 건설에 나서는 등 공격적 투자와 생산기술 역량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삼성은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등 신성장 IT 분야에서도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 삼성은 전세계 7개 지역의 글로벌 AI 센터를 통해 선행기술 연구에 나서는 한편으로 인재영입과 전문인력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6세대 이동통신(6G) 핵심 기술 선점 및 글로벌 표준화를 통해 통신 분야에서도 초격차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삼성그룹이 이날 발표한 대규모 투자 계획에는 직접 채용 확대와 투자 활동을 통한 일자리 창출 일정도 포함됐다. 앞으로 5년간 8만명을 신규로 직접 채용하고, 국내 5대그룹 중 현재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는 신입사원 공채제도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한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최근 미국 전기차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한 현대차그룹도 이날 2025년까지 국내에 63조원을 쏟겠다는 내용의 ‘투자보따리’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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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 전경 |
현대차그룹 주력 계열사의 이번 투자는 국내 자동차 생산 및 수출 확대,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성장 및 활성화, 국내 신성장 산업 동력 확보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미래 신사업·기술과 전동화 투자는 물론 기존 사업에 대한 지속 국내 투자로 차별화된 제품과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대전환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도 향후 5년간 총 37조원을 집중 투자한다는 청사진을 이날 공개했다. 시장 진입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바이오, 모빌리티 등에 투자가 집중될 전망이다. 화학 산업군에서는 수소 인프라 구축에 1조 6000억원을 투자하고, 스타트업 육성·지원에도 수천억원 이상을 사용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이후 위축됐던 유통·관광 등 분야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이뤄진다. 롯데 유통 사업군은 8조 1000억원을 투자해 상권 발전 및 고용 창출에 앞장설 방침이다. 대체육, 건강기능식품 등 미래 먹거리와 신제품 개발 등에도 2조원 이상이 투입된다.
한화그룹은 앞으로 5년간 37조 6000억원을 마련해 에너지, 방산, 우주항공, 탄소중립 등에 집중 투자한다고 선언했다. 이 중 국내에만 총 20조원이 투입, 2만명 이상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게 한화 측 목표다.
한화가 제시한 이 같은 투자 규모는 회사가 지난 5년간 글로벌 시장에 쏟은 금액(22조 6000억원) 보다 66% 늘어난 수준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기존 사업들의 경쟁 우위는 더욱 강화하고, 미래 기술 선점과 시장 주도를 위한 미래 기술 내재화 등에 대한 투자가 더욱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이런 투자를 통해 민간 주도의 경제 성장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yes@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