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車업체, 배터리업체 아닌 소재사에 구애하는 이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5.30 13:55

GM, 포스코케미칼에 양극재 직접 조달

공급망 안정화하고 원가 경쟁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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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전기차에 사용되는 얼티엄 배터리.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세계 완성자동차 업체가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재 업체와 직접 손을 잡고 양극재와 음극재 등 핵심 소재를 조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배터리 공급 구조에서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배터리 업체를 건너뛸 경우 최종 수요자인 완성차 업체는 소재 조달비용을 낮추고 공급을 보다 안정화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배터리 자체 생산(내재화)을 추진하는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포스코케미칼과 합작회사(JV) 얼티엄 캠을 설립하고 캐나다 퀘벡에 양극재 생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3억 2700만달러(약 4067억 2000만원)를 투자해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3만t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시설을 세울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해당 공장에서 배터리 소재 분야 경쟁력을 집약해 니켈 함량을 극대화한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해 GM이 LG에너지솔루션과 설립한 배터리 제조사 얼티엄셀즈에 공급할 예정이다. 양극재는 배터리 생산원가에서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포스코케미칼과 GM간 협력은 배터리 소재사와 완성차 업체가 손을 잡는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장기적으로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를 내재화하는 발판이 될 수 있어서다.

배터리 내재화를 추진 중인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해 12월 벨기에를 거점으로 하는 소재 업체 유미코어와 손잡고 양극재를 비롯한 다양한 소재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합작회사를 세워 향후 폭스바겐이 유럽에서 생산하는 배터리에 필요한 양극재를 생산하기로 했다. 2025년 연간 생산량 20기가와트시(GWh)로 가동을 시작해 2030년까지 최대 160기가와트시(GWh)까지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흐름에 가장 발 빠른 업체는 테슬라다. 솔루스첨단소재는 테슬라에 배터리용 동박(전지박)을 납품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배터리 업체를 건너뛰고 테슬라가 생산하는 차세대 원통형 ‘4680 배터리’에 쓰일 동박 70%가량을 공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완성차 업체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를 자체 조달하고 있다. 단순히 배터리만 생산하는데 그치지 않고 니켈 등 주요 광물 수급까지 손을 뻗쳤다. 최근 공개한 ‘2021년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아르헨티나, 중국 등 세계 각지 광산 업체에서 리튬과 코발트 등을 공급받고 있다. 그만큼 배터리 내재화에 다른 완성차 업체보다 한발 앞서 있고 원재료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터리 공급망은 배터리 제조사가 소재사에서 핵심 소재를 조달받고 배터리를 만들어 완성차에 납품하는 구조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완성차업체가 직접 소재업체와 접촉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중간 단계가 사라지며 소재 조달비용이 낮아지고 직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업계는 완성차 업체가 직접 소재를 확보해 배터리를 자체 생산(내재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가 점차 늘면서 니켈을 비롯한 핵심 광물 조달이 어려워지고 가격 변동도 심화하는 상황에서 배터리 업체를 ‘패싱’하고 소재를 자체 조달받는 완성차 업체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배터리 제조사라는 중간 단계를 건너뛰는 흐름이 배터리 공급체계에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jinso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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