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승리 ‘원흉’ 소리 듣고도 참았는데"...육모방망이 들었던 이준석, 또 일침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6.09 08:14
우크라 방문 이준석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올린 ‘불리바’라는 철퇴를 들고 있는 모습.이 대표 SNS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최다선인 정진석 의원과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9일 우크라이나에서 귀국길에 오르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정 의원을 겨냥 "당 대표를 몰아내자고 대선 때 방에서 기자들 들으라고 소리친 분을 꾹 참고 우대해 공천관리위원장까지 맡기고 공관위원 전원 구성권까지 드렸으면 당대표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예우는 다 한 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앞서 정 의원이 이 대표를 향해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한다’고 비판한 것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어쭙잖은 5대 5 양비론 저는 사양한다"며 "3일 뒤면 취임 1년이다. 1년 내내 흔들어놓고는 무슨 싸가지를 논하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흔들고 가만히 있으면 더 흔들고, 흔들고 반응하면 싸가지 없다 그러고. 자신들이 대표 때리면 훈수고, 대표가 반박하면 내부총질이고"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모든 걸 1년 동안 감내해오면서 이 길(을) 가는 것은 그래도 정치 한 번 바꿔보겠다고 처음 보수정당에 눈길 준 젊은 세대가 눈에 밟혀서 그렇지 착각들 안 했으면 좋겠다"며 "대선 승리의 원흉 소리를 들을 때도 꾹 참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 간 설전은 정 의원이 지난 6일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방문과 혁신위 구상을 공개 비판한 뒤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정 의원은 당시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행을 두고 "자기 정치"라고 직격하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 의원들로부터 받은 선물이라며 ‘불리바’라는 철퇴를 든 모습을 찍어 올렸다.

이 대표는 이를 "가시 달린 육모방망이 비슷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이 대표가 정 의원 과거 발언을 꼬집어 배신 지적을 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앞서 정 의원은 야당 시절인 지난 2017년 5월 당 회의 때 "보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안 된 사람들은 육모방망이를 들고 뒤통수를 빠개버려야 한다"고 공개 언급한 표현이다.

두 사람은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둔 공천을 둘러싸고도 설전을 벌였다.

정 의원은 당 조강특위가 정미경 최고의원을 분당을 지역구 당협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을 두고 "분당을 같은 최고 승률의 지역은 정치 신진기예들의 등용문으로 활용하거나 그 지역에 깊은 연고가 있는 사람들이 출마해야 한다"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후 "공천을 원칙대로 한 결과, 위험하다던 충청남도 도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했다"며 충남 지역 공천 민원 사례를 특정해 언급했다.

이번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정 의원 지역구(충남 공주)와 관련된 충남 공천 과정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자 정 의원은 즉각 "저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알지도 못하고 들어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마치 내가 연관된 것처럼 자락을 깔았고, 언론들이 나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치욕스럽고 실망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대표에게 공천 관련해서 이야기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할 겁니다’라는 이 대표 발언을 두고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겁니까"라고 원색 비난했다.

이에 이 대표는 또다시 글을 올려 충남 공천과 관련 "공천의 총책임자셨던 분이 공천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의아하기 때문"이라면서 "사람 언급해서 저격하신 분이 저격당하셨다고 불편해하시면 그 또한 내로남불"이라고 응수했다.

이런 다툼에 일각에서는 대선 이후 당내 신주류로 뜬 ‘친윤’과 이 대표 간 주도권 싸움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 의원은 이 대표가 지난 대선 과정을 ‘보이콧’하면서까지 견제했던 이른바 ‘윤핵관’ 중 하나로도 꼽힌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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