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순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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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산업부 기자. hsjung@ekn.kr |
국내 굴지의 IT(정보기술)·게임 기업인 카카오와 넥슨은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는 부분이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양사는 요즘 ‘핫’하다는 메타버스 분야 후발주자다. 네이버가 ‘제페토(ZEPETO)’로 글로벌 이용자를 끌어 모으며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의 위상을 높이는 사이, 카카오는 이렇다 할 서비스를 보여주지 않았다.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이끌겠다며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universe)’를 키우고, 넷마블이 마브렉스(Marblex)라는 메타노믹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각종 메타 휴먼 개발에 나서는 동안에도 넥슨은 잠잠했다.
그런데 최근 카카오와 넥슨이 나란히 메타버스와 관련한 청사진을 내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각사가 내세운 세부 전략은 달랐지만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관점과 접근법은 같았다.
가장 눈에 띄는 공통점은 양사 모두 자사의 핵심 서비스를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벌이겠다 한 부분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넥슨은 대표 IP(지식재산권)인 ‘메이플스토리’를 내세웠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COO(최고운영책임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카카오톡은 카카오에게,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에게 "목숨 줄이나 다름없는" 핵심 중의 핵심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메타버스 사업에 있어 3D 캐릭터 아바타의 유무보다는 B2C2C 영역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용자 스스로 가치를 창출해내고, 그를 통한 보상을 분배받는 시스템. 그것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숙제라는 의미다.
넥슨의 방법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메타버스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넥슨이 이룩한 ‘부분 유료화’ 모델을 언급했고, 강 COO가 제시한 ‘메이플 유니버스’의 로드맵에는 블록체인 게임 제작 샌드박스 플랫폼 △MOD N과 NFT 기반으로 각종 앱을 만들 수 있는 △메이플스토리 N SDK(소프트웨어개발키트)가 포함됐다. 이런 생태계 하에서 넥슨은 게임 내 생태계를 좌지우지하는 절대권력을 지닌 것이 아니라 그저 생태계 기여자 중 하나가 된다.
‘텍스트에 강한 회사’ 카카오,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부분유료화의 창시자’ 넥슨이 각자의 무기를 가지고 메타버스라는 새 세상에 뛰어든다. 양사 경영진은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국내 규제로 인한 사업의 한계를 우려했다. 정부가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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