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1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영화 '브로커'를 관람한 뒤 상영관을 나서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 주말 팝콘을 먹으면서 영화를 관람하고 빵집을 다니는 등 일상을 보낸 가운데, 이를 둘러싼 정치권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비대위 회의에서 "북한 방사포 발사와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 등 남북의 강대강 대립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국면에서 보여준 영화 관람은 국민의 안보 불안을 잠재우기에 부족한 모습"이라며 "매우 실망스러운 행보"라고 꼬집었다.
그는 "(윤 대통령은) 말로는 대단히 강력한 안보를 강조하면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까지 주장할 정도로 강력하게 얘기하면서 실제 행동에서는 안이한 모습"이라며 "윤석열 정부 안보정책의 정체성이 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역시 "수도권에 가장 위협적인 것이 북한 방사포"라며 "정부는 북한의 방사포 도발 사실을 바로 공개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보고를 받았다는 윤 대통령은 영화를 보면서 팝콘을 먹는 등 데이트나 즐겼다고 한다. 군 통수권자보다 국민이 안보를 더 걱정해야 하는 이 상황이 정상인가"라고 반문했다.
북한은 전날 오전 8시 7분부터 11시 3분까지 서해상으로 방사포 5발가량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칸 영화제 수상작 ‘브로커’ 관람을 위해 영화관을 찾은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10시간여 만에 북한의 방사포 발사 사실을 공개했다.
이후 대통령실도 국가안보실이 이날 오전 김태효 1차장 주재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어 도발 관련 상황을 보고받고 군 대비태세를 점검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에 대통령실은 "사거리가 짧고 고도가 낮은 재래식 방사포의 경우에는 북한에서 방사포를 쏜다고 해서 모든 경우를 다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가안보실에서도 기민하게 대응했고, 대통령에게도 다 제때 보고가 됐다"고 말했다.
합참 발표가 늦게 나왔다는 지적에는 "합참에서 특정 수준 이하의 방사포의 경우 모든 케이스를 다 발표한 게 아니다"라며 "아마 그 뒤에 (방사포 관련) 질의를 받고 그냥 공개하자고 결정했던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도 이날 용산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방사포는 미사일에 준하는 것이라고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 필요한 대응을 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윤 대통령 부부가 토요일인 11일 성북구 한 빵집을 방문한 것을 두고도 비판이 이어졌다.
방송인 김어준 씨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도 자신이 좋아하는 빵을 먹을 수 있지만 직접 갔어야 했나"라며 "직접 가서 빵을 사는 바람에 수많은 일반 국민들은 교통통제로 자기 시간을 날려야 했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이 빵 사러 다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대통령도 평범한 시민으로 살 권리가 있으니까"라면서도 "다만 경호가 너무 지나치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도 매일 슈퍼마켓에 장 보러 다녔는데, 지나친 경호로 시민이 불편을 겪었다는 말은 없었다"며 "경호원들이 요란 떨지 않고 조용히 경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통령실은 "해당 사거리가 기본적으로 굉장히 상습 정체 구역"이라며 "그래서 경호처 입장에서는 교통이 너무 정체돼 오히려 해소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차에 탑승하는 그 순간만 잠깐 통제가 됐다고 한다"며 "경호처의 통제 때문에 정체가 빚어졌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이 탄 차는 멈춰서지 않는 게 경호 기본 원칙이기에 오히려 교통 정체 해소를 위한 경호처 조치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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