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 끝날까”…대박낸 스페이스X 상장, ‘과열 경고’도 나왔다 [머니+]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6.06.13 11:57

상장 첫날 19% 급등·시총 2조달러 돌파
오픈AI·앤트로픽 IPO 기대감 확산

밸류에이션 논란 여전
“기업가치 3분의 1 수준이 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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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사진=AFP/연합)

일론 머스크의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AI 거품론 확산으로 최근 글로벌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이 대규모 자금을 쏟아내며 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자 상태의 기업에 천문학적 가치가 부여된 만큼 이번 흥행이 투기적 과열의 신호일 수 있다는 경고도 적지 않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한 스페이스X(티커명 SPCX)는 주당 161.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인 135달러 대비 약 19% 오른 수준이다. 장중에는 176.52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스페이스X 공모에는 3500억 달러가 몰렸으며, 이 가운데 기관투자 주문액은 2500억 달러, 개인 투자자 주문은 1000억 달러에 달했다. 주문을 넣은 기관투자자 중 약 3분의 1은 주식을 전혀 배정받지 못했고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배정 규모도 약 150억달러에 그쳤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기업 시총 순위 집계 사이트 컴퍼니마켓캡닷컴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스페이스X 시가총액은 약 2조1000억달러를 기록하며 전 세계 상장사 가운데 7위에 올랐다.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알파벳(구글 모기업),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대만 TSMC가 뒤를 이었다.


최대 주주인 머스크 역시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자산 1조달러 이상)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됐다.



스페이스X는 이번 상장을 통해 클래스A 보통주 5억5556만주를 공모가에 매각해 총 750억달러(약 114조원)를 조달했다. 이는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기록한 역대 최대 IPO 조달액(290억달러)을 크게 뛰어넘는 규모다.


◇ 스페이스X의 성공 데뷔…AI IPO 시장에도 청신호


스페이스X의 성공적인 데뷔는 AI 성장 기대감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온 글로벌 증시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스페이스X가 지난 2월 머스크의 xAI를 인수하며 AI 사업을 본격화한 만큼, 이번 IPO는 올해 상장을 추진 중인 오픈AI와 앤트로픽의 흥행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로도 여겨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현재 오픈AI와 앤트로픽은 비공개로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이며 기업가치는 각각 1조달러에 육박한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로버트 그룬다이크 성장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과 앞으로 예정된 대형 IPO들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며 “적어도 첫날 기준으로는 가격이 적절하게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장주 투자자들에게 낙관론을 심어주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월가에서는 스페이스X 목표주가를 최대 190달러까지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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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상장을 축하하는 스페이스X 직원들(사진=AFP/연합)

◇ “기업가치 과도하다" 지적도


다만 2002년 설립 이후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한 스페이스X에 2조달러가 넘는 기업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그룹 캐피털의 아만다 라이언스 리서치 총괄은 “펀더멘털만 놓고 보면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앞서가고 있다"며 “사업 부문별 가치를 합산하면 적정 기업가치는 약 6000억달러 수준으로 현재 IPO 시가총액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머스크에 반대하는 베팅은 지난 10년 동안 좋은 투자 전략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스페이스X의 이번 IPO가 증시 전반의 강세 신호로 해석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매도 투자자로 유명한 짐 체이노스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역사적으로 시장이나 경제 규모 대비 초대형 IPO와 대규모 증자가 집중됐던 시기에는 투자자들이 위험 노출을 줄이고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역시 대형 IPO 직후 주가가 급등했다고 해서 향후 상승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은 상장 직후 급등세를 보였지만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10억달러 이상을 조달한 미국 IPO 가운데 상장 첫날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기업은 지난해 8월 상장한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 피그마로 나타났다. 피그마는 상장 첫날 250% 급등했지만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현재는 공모가보다 약 45%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트리바리에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적자 상태에서 상장한 기업들은 상장 후 18개월 동안 흑자 기업보다 평균 수익률이 10% 이상 낮았다. 스페이스X 역시 올해 1분기 42억8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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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사진=로이터/연합)

◇ 개인투자자 열풍 지나쳤나…다른 우주 관련주는 급락


일각에서는 스페이스X 주가 급등이 우주항공이나 AI 산업의 장기 성장성보다 폭발적인 개인투자자 수요에 힘입은 결과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반다 리서치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이날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으로 집계됐다. 순매수 규모는 2위인 엔비디아의 3.5배를 웃돌았다.


CNBC는 미국 최대 주식 커뮤니티인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에서 스페이스X가 가장 많이 언급된 종목 가운데 하나였다고 전했다.


반면 자금이 스페이스X로 집중되면서 우주 산업과 관련된 종목들은 약세를 보였다. 레드와이어, 로켓랩, 에코스타 주가는 일제히 11% 가량 하락했고, 스페이스X 상장 수혜 기대를 모았던 '프로큐어 스페이스 ETF'(UFO)도 7% 내렸다.


이와 관련, 프리덤캐피털마켓의 제이 우즈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번 IPO가 성공적이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시장 수요가 충분하다는 사실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이제부터는 가격이 유지될 수 있는지, 아니면 개인 투자자들의 과도한 낙관론이 만들어낸 결과인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CN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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