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천하’에 결국 "민주당의 BTS"까지...불출마론 ‘냉온탕’ 오간 사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6.29 15:51
답변하는 이재명 의원

▲지난 23일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이재명 의원.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의원이 출마할 경우 ‘1강 체제’를 형성할 가능성이 짙어지는 가운데 이 의원을 향한 이른바 ‘불출마론’ 전략도 다변화하고 있다.

친문계가 ‘불출마로 불출마 압박’ 전략을 택한 반면, 비교적 계파색이 약한 주자군에서는 이 의원을 "민주당의 방탄소년단(BTS)"에 빗대기도 하는 등, 강풍과 햇볕이 교차하면서다.

범친문으로 분류되는 5선 중진 설훈 의원의 경우 29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이 의원 불출마를 자신의 불출마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미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설 의원은 "이 의원이 출마를 않는다면 저도 당을 위해서 출마를 안 해야 할 것 같다고 얘기 했었다"며 "(공식 출마 선언은) 이 의원께서 어떻게 하시는지 보고 판단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친문 핵심 중진 전해철 의원과 홍영표 의원 불출마에도 "이 의원도 함께 단합의 구조에 들어오라, 내려놓고 지켜보라는 호소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출마하면 단합은 무조건 깨어진다. 이게 전제"라며 "우상호 의원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잘 하고 있다고 본다. 당내 누가 나서더라도 당 대표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 의원을 제외한 누구라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불출마 압박 총력전에 나선 셈이다.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평가되는 김민석 의원의 경우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 의원의 출마 문제는 본인의 자유 판단과 결단의 문제"라면서도 "다만 대선 후보였고 지방선거 총괄책임자였기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를 스스로 내놓을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최근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그는 "사실 이 의원 같은 경우는 우리 민주당의 BTS다. 그런데 BTS가 최근 잠시 멈추면서 숙성의 시간을 갖는다는 화두를 던지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

또 "(BTS의 그룹 활동 중단이) 팬들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아쉽고 섭섭한 건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굉장히 위대한 결단"이라며 "잠시 멈춤과 숙성의 시간은 본인(이 의원)과 전체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97(90년대 학번·70년대생) 그룹’에 속한 재선의 강병원 의원도 이날 당권 도전을 선언하면서 "이번 전당대회가 계파 싸움으로 얼룩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그 우려를 뛰어넘어 통합의 싹을 틔우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다.

친문계와 친명계 간 세력 다툼을 출마 명분으로 강조한 것으로, 이 의원이 불출마한다면 따라서 불출마하겠다는 친문계 명분에도 자연히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당권 주자군 외에도 이 의원 출마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설 의원은 이 의원이 5인의 당 원로를 만난 자리에서 "(원로) 네 분이 출마하지 말라고 권유했다고 알고 있다"며 "출마하라고 권유한 분은 없었던 걸로 알고 있다. 침묵을 지키신 한 분 계셨다"고도 밝혔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지난 27일 이 의원 출마할 경우 "분당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라며 "대선과 지방선거의 책임자로서 스스로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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