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배號 HMM , 글로벌 리스크 뚫고 올해도 최대실적 '순항'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6.30 15:04

금투업계 2분기 영업익 3.5조원 추정…어닝 서프라이즈 예상



김경배 대표, 지난 3월 취임…초대형선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HMM

▲HMM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알헤시라스. 사진=HMM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지난해 7조 30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지난 9년 동안의 적자를 모두 털어내고 미운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비상한 HMM이 올해에도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김경배 새 대표이사를 맞아 1분기 창사 이래 첫 3조원대 영업이익을 낸데 이어 글로벌 리스크로 인한 경기 침체 상황을 뚫고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MM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5조3950억원, 영업이익 3조4660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추정된다. 상하이 봉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올해 1월 5109.60에서 지속 감소해 이달 24일 기준 SCFI지수는 4216.13 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HMM의 추정 실적은 오히려 상승했다.


◇ 잇따른 초대형선 신조발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HMM의 이같은 실적을 거둔 배경은 초대형선 투입 등 신규 투자가 적중했기 때문이다. HMM은 지난 2018년 9월 2만4000TEU급 12척과 1만6000TEU급 8척 등 1만TEU급 이상 초대형선 20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맺고 인도받아 현재 운항중이다. HMM의 초대형선 보유 비율은 50% 이상으로 글로벌 선사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초대형선 보유 비율은 선사의 경쟁력을 알려주는 지표다.

HMM 초대형선 20척은 올해 2월 기준 누적 300만TEU 이상 운송하며 최단기간·최대물량이라는 업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세계 3대 해운동맹인 ‘THE 얼라이언스’에 가입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6월 HMM은 1만3000TEU급 초대형선 12척의 신조발주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6척씩 수주를 맡았으며 발주금액은 1조7775억8900만원, 오는 2024년 6월 30일까지 인도받을 예정이다. 또 지난 20일에는 7700TEU급 컨테이너 선박 2척에 대한 신조발주 계약을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투자금액은 5249억4008만원, 2024년 12월 인도받을 예정이다. HMM은 "중장기적인 선대 확보 및 경쟁력 강화 측면의 투자"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지원도 HMM의 순항에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30년까지 해운산업 매출액 70조원 달성과 원양컨테이너 선복량 150TEU를 달성한다는 목표로 해운산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2025년 180조원 규모의 자율운항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스마트항만 연계시스템을 구축하고, 미래 항만 인프라 확충에도 투자한다. 또 2030년까지 부산항과 진해신항 개발에 착수해 여의도 면적 11배 규모의 항만배후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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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평균 저유황유(빨간선)·고유황유(회색선) 가격 그래프, 28일 기준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 차가 2배 가량 벌어졌다. 사진=Ship&Bunker 홈페이지 캡처


◇ 환율·유가·금리 ‘3高’에도 순항 예상


업계에서는 HMM가 고환율·고유가·고금리 상황에서도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분석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지만 해운업계는 업종 특성상 대금을 달러로 지급받아 고환율에 따른 수혜 업종으로 분류된다. 다만 고환율과 고유가로 인한 연료비 상승에 대한 우려는 있다.

해운사들은 보통 연료로 유황성분이 1% 이하인 저유황유(MGO)를 사용한다. 비교적 가격이 낮은 고유황유(IFO380)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를 위해선 고유황유의 유황성분을 제거해주는 스크러버(탈유황장치)를 선박에 설치해야 된다. HMM은 지난 2018년부터 스크러버를 조기 설치해 사전 테스트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이에 현재 전 세계 선박 중 스크러버 설치 선박 비율은 30.9%에 그치지만 HMM은 83%의 선박에 스크러버가 설치된 상태다. HMM은 지나치게 가격이 높은 저유황유를 사용하지 않아도 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달 28일 기준 저유황유 가격은 1426.50달러/mt, 고유황유 가격은 728.50달러/mt로 2배가량 벌어졌다.

또 HMM은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도 별 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기준 HMM은 자산총계 21조 4351억원, 부채총계 8조136억원으로 부채 이상의 자본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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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배 HMM 대표이사.


◇ 김경배 대표 "글로벌 톱 선사로 새로운 위상 찾겠다"


HMM은 김경배 HMM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3월 29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됐다. 김 대표는 당시 취임사를 통해 "동반성장을 통해 오랜 시간 꿈꿔온 글로벌 톱클래스 선사로서의 새로운 위상을 갖춰갈 수 있도록 지켜봐 달라"며 "최고의 서비스, 글로벌 경쟁력을 통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대글로비스에서 9년간 대표이사로 지내며 실적 성장을 이끌어낸 물류 전문가다. 현대글로비스는 2009년 7월부터 2017년 말까지 대표로 재직하는 동안 매출과 영업이익을 5배 넘게 키워냈다. 특히 현대글로비스는 2017년에는 매출 16조3583억원, 영업이익7271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어 맡은 현대위아 대표이사 직에서도 2년간 ‘기계 부문’ 영업손실을 줄이고 신제품을 내놓는 등 제품 경쟁력 강화도 이뤄냈다.

김 대표는 점차 하락하고 있는 SCFI지수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피크아웃 우려를 극복하고 실적 개선세를 이어나가야 하는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HMM은 김 대표를 선임하며 "현대글로비스에서 9년 동안 최고경영자(CEO)를 성공적으로 역임한 물류 전문가로서 글로벌 경영 역량, 조직관리 능력, 전문성 등을 겸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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