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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수소충전소 상상도.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현대오일뱅크와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일정을 시작, 올해 상장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내 증시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두 회사가 ‘몸값’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를 승인받았다.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12월 13일 거래소에 상장 예심을 신청한 지 6개월여 만이다. 앞서 지난 2012년과 2019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으나, 중도에 철회한 바 있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이다. 공동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반기 실적을 반영해 9~10월 기관 수요예측, 일반 청약 등을 진행해 오는 10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현대오일뱅크는 IPO에 해외 투자자도 유치할 예정이어서 135일 룰을 적용받는다. 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경우, 8월 중순까지는 일반 청약 후 공모주 납입을 마쳐야 해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다. ‘135일 룰’을 적용 받는 기업은 해외투자 설명서에 포함되는 재무제표의 작성 기준일로부터 135일 이내에 공모주 납입을 끝내야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964년 설립된 석유 정제품 제조업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HD현대가 73.85%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사인 아람코가 지분 17%를 갖고 있다.
2021년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 20조3189억원, 영업이익 5653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70.7% 증가한 704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가 10조원 가량을 인정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12월 아람코로부터 8조원의 기업가치로 프리IPO를 유치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아람코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8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았고 이후 정유사업 실적이 개선되면서 기업가치가 높아졌다"면서 "현대오일뱅크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급등해 정유업이 초호황을 누리고 있어 증시 침체기 속에서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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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도 지난 30일 한국거래소에 주권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오는 9~10월 승인받은 후 기관 수요 예측과 일반 청약을 거쳐 11월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 씨티증권, JP모건 서울지점이다.
올해 5월말 기준 총 772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고, 수신 11조 3300억원, 여신 8조 49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224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출범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1분기에는 24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이익을 이미 뛰어넘었다.
최대주주는 지분 34%를 보유한 BC카드다. 우리은행(12.8%)과 베인캐피탈(8.2%), MBK파트너스(8.2%), NH투자증권(5.5%) 등도 주요 주주다.
증권가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최소 6조원에서 최대 8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장외주식 거래시장 기준으로 현재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약 5조8000억원 수준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0% 비대면으로 구현되는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이 연달아 출시되고 있고 금리 경쟁력도 확보하면서 향후에도 빠른 대출 성장이 예상된다"면서도 "유일한 비교 기업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급락했고, 가상화폐 시장이 침체되면서 업비트 실명계좌 제휴를 통해 유입된 고객들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 기업가치 산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증시 침체로 IPO 투자심리가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하반기 분위기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 환경은 아직 녹록치 않으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는 상장 이벤트 증가로 투자 다양성은 확대될 것"이라면서도 "상반기 LG에너지솔루션 케이스처럼 현대오일뱅크 등 대형 IPO가 진행되는 경우 시중 유동성 쏠림으로 유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yhn7704@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