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흑자 전환…올해 이익지표 개선 지속
여수신 공들이며 고객 확보 주력
증시 불안, 인뱅 한계 등 IPO 우려도
"인뱅 플랫폼 무기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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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공식화하면서 케이뱅크의 향후 가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한동안 자본확충 문제로 침체기를 겪다가 최근 몇 년 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상품 출시로 포트폴리오 다양화도 시도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은행과 플랫폼 기업의 성격이 혼합된 만큼 시장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더구나 케이뱅크는 IPO를 증시 부진이란 악재 속에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인터넷은행만의 차별성을 갖출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성장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이익 성장 증명…상품 경쟁력에도 몰두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달 30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다. 심사 과정에서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9~10월에 승인을 받은 후 청약 절차를 진행해 11월께는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대표 주관회사는 NH투자증권, 씨티증권, 제이피모간 서울지점이다.
케이뱅크는 2017년 공식 출범 후 자본확충 문제로 한동안 침체기를 걷다가 최근에는 빠르게 성장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정상 영업이 어려웠던 상황을 벗어나 2020년 BC카드를 대주주로 맞이하면서 KT그룹으로 편입돼 대전환기를 맞았다.
특히 가상자산(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가 큰 효과를 발휘하며 고객 수와 수신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 가상화폐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 업비트 제휴 효과에 따라 케이뱅크 고객 수는 7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해 한 해만 여신 잔액은 2배, 수신 잔액은 3배가 늘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783만명으로 8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여신 잔액은 8조7300억원, 수신 잔액은 12조18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흑자 구조도 탄탄해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연간 22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출범 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는데, 올해 1분기에만 245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지난해 한 해 순이익을 넘어섰다. 순이자손익은 824억원으로 1년 전 대비 215%나 증가했다. 순수수료손익은 19억원으로, 1년 전 적자(-8300만원)에서 흑자로 바뀌었다. 총자산순이익율(ROA)과 자기자본순이익율(ROE)도 지난해 플러스(+)로 전환됐는데,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보면 ROA는 0.71%, ROE는 5.7%로 높아졌다.
여기에 케이뱅크가 여수신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고객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달만 해도 케이뱅크는 수신 부문에서 연 5% 적금(한정판매), 기분 통장을 출시하고, 금리를 꾸준히 인상했다. 대출 부문을 보면 지난 5월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한 데 이어 대출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맞춤 신용대출 서비스’를 지난달 처음 선보였고, 금리인상기에도 금리 인하를 지속하며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인터넷은행의 과제인 중저신용자 대출도 안정적으로 확대 중이다. 케이뱅크의 올해 중금리대출 비중 목표는 25%인데, 5월 말 기준 22.7%까지 높아졌다. 케이뱅크는 올해 초 새 신용평가모형(CSS)을 개발해 대출 상품에 적용하며 중저신용자·씬파일러 고객의 대출 기회를 확대했다.
◇ "인뱅, 플랫폼 무기 활용 관건"
케이뱅크의 내외형 성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지만 인터넷은행을 바라보는 업계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 중 가장 먼저 상장한 카카오뱅크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6일 기준 전날 대비 2.29% 오른 3만1300원으로 공모가(3만9000원)을 하회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은행과 플랫폼 기업이 혼재된 성격을 띄는데 시장에서는 플랫폼 기업이란 점을 부각해 성장주로 분류하면서 주가가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단 최근에는 증시 시장 전체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인터넷은행의 한계를 벌써부터 규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카카오뱅크가 혁신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은행권에 미친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앞으로 또 다른 서비스를 내놓고 플랫폼 기업으로서 모습을 부각시킨다면 또다시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도 혁신 상품을 꾸준히 내놓으며 인터넷은행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토스뱅크는 출범 9개월이 되지 않은 지난달 27일 기준 가입고객 수가 360만명을 넘어섰으며, 지난 1월 대출 영업 재개 후 6개월 만에 여신 잔액은 4조원을 넘어섰다.
케이뱅크도 업비트 제휴 효과를 차치하고서도 자체적인 경쟁력을 구축하고 플랫폼 기업으로 모습을 갖춰나간다면 장기적으로 성장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성장에 제약이 있다고 하더라도 인터넷은행은 플랫폼이란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이를 활용해 성장성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케이뱅크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와 차별점을 가져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dsk@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