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이자 부담에 전세→월세 내몰려
한은 ‘빅스텝’ 단행에 월세화 지속 가능성↑
|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국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는 등 올해만 기준금리를 3회 연속 인상하면서 주택 시장 거래 침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라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도 높아지면서 임대차 시장으로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자가 높은 전세보다는 차라리 월세를 선택하겠다는 세입자들이 늘어나는 등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되는 추세다. 이렇게 되면 취약계층의 주거 환경은 더욱 열악해져 월세 난민을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거래는 줄어들고 월세 거래로 전환되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 감소세가 뚜렷하다. 지난 2월 전세 거래량은 1만2204건을 기록했지만 이후 매월 감소하면서 지난 5월에는 9991건, 지난달에는 7537건을 기록하는 등 1만건 미만으로 떨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전월세 거래량 누계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42.9%로 전년 39.9%보다 3%포인트 증가했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1월부터 5월까지 전국 주택 월세 거래량 비중은 51.9%로 전년 동월(41.9%) 대비 10.0%포인트가 증가했다.
학군 수요로 7, 8월 전월세 거래가 활발한 서울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 등에서는 이미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목동 신시가지 9단지 내 전용면적 71㎡(5층)는 지난달 15일 보증금 3억5000만원, 월세 8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020년 10월 직전 거래 당시 전세 4억6000만원에 계약됐는데 올해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월세로 전환된 것이다.
목동 내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이 전세금을 올려 받겠다고 하면 세입자들이 대출 이자 부담을 느끼고 차라리 오르는 금액만큼을 월세로 바꿔달라고 하는 등 월세 거래가 많이 되는 분위기"라며 "목동은 2학기 학군 배정 받기 전인 여름방학을 활용해 임대차 거래가 많이 되기 때문에 올 여름에 이러한 월세 거래가 많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월세 전환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4월 기준 한국부동산원의 지역별 전월세 전환율은 전국 5.7%, 서울이 4.8%를 기록했다. 은행권의 전세자금대출 최고 금리가 5%대이기 때문에 전세대출 이자보다 월세이율이 더 낮은 상황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세입자들이 높은 이자를 감당하는 것 대신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초래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빅스텝 단행이 주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매매 시장은 거래절벽 현상이,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 선호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빅데이터랩장은 "주택 임대차 시장의 보증부월세를 포함한 월세화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금리인상으로 인해 전세대출이자 부담이 월세이율보다 높은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 랩장은 그러면서 "특히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방 아파트나, 연립·다세대 주택임대차는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설 경우 보증금 반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지불하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