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산분리-전업주의 전면 재검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7.19 11:25

금융규제 혁신회의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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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규제 혁신회의 출범식에서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금융규제혁신 목표는 금융산업에서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글로벌 플레이어가 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금산분리 등 규제 완화를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1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1차 금융규제 혁신회의에서 금융산업 규제 철폐를 강조하며 이같이 밝히고 "금융산업이 역동적인 경제의 한 축을 이루며 발전해가야 하며 이 과정에서 규제가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규제 혁신의 목표는 우리 금융산업에서도 BTS와 같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가 출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장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상관없이 글로벌 금융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금융사와 빅테크 모두 디지털 혁신을 적극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 "글로벌 금융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내 금융사도 할 수 있도록 허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런 세 가지 원칙 하에 기존 제도와 관행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겠다"며 "그 과정에 어떠한 것도 불가침의 성역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규제 혁신의 주요 추진과제로는 금산분리와 업무위탁 규제 완화를 들었다. 그는 "금융사의 디지털화를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는데 대표적으로 금산분리 규제가 있다"며 "IT·플랫폼 관련 영업과 신기술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업무 범위와 자회사 투자 제한을 개선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빅데이터 분석기술 활용, 비금융정보 연계 등 테크기업과 협력이 강화될 수 있도록 업무위탁 규제도 더 유연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전업주의 규제 합리화에 대한 요구도 많다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해 검증해 나가는 한편 금융사들이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대출상품만 가능한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는 예금·보험 상품에 대해서도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검토하고, 은행을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보험사를 헬스케어 금융 플랫폼을 발전시키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그는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속도를 내겠다"며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규제 샌드박스 등 현재 운영 중인 제도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가상자산, 조각 투자 등 디지털 신산업의 규율체계도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자본시장 인프라 정비와 관련해서는 "종합자산관리가 가능하도록 신탁제도를 개선하고 대체거래소(ATS) 도입 등으로 경쟁과 자율을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규제혁신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감독, 제재, 검사 행정 개선도 중요한 과제"라며 "금융감독원이 중심이 돼 개선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금융산업을 지배하고 있는 어떤 고정관념에도 권위를 부여하지 않고 근본부터 의심해 금융규제의 새로운 판을 짜겠다"면서 "규제혁신을 통해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새로운 발전 기회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규제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단 구체적인 금산분리 완화 수준에 대해서는 "오늘은 구체적인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감독 당국과 업계가 투명하게 논의하는 과정에서 국민적인 합의가 되는 방식으로 (규제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다만 법 개정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빨리 할 수 있는 부분은 빨리 하자는 민간 위원들의 의견이 나왔는데, 굉장히 포인트 있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금융규제 혁신회의는 시장과 정부가 협력해 금융규제 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민간 기구다. 경제·금융·디지털·법률·언론을 대표하는 민간전문가 총 17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제1차 회의에서는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을 의장으로 선임하고, 금융규제혁신 추진방향 등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다음달 중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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