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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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여헌우 기자 |
바야흐로 ‘구독 전성시대’다. 정수기, 공기청정기는 물론 신선식품이나 미술 작품까지 서비스한다. 신문·잡지 대신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사용하는 이용자가 늘고 있다. 최신 영화가 보고 싶다면 해당 작품을 어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제공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2016년 26조원 수준이었던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25년 100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수요가 늘어나니 기업들은 바쁘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이 ‘쩐의 전쟁’을 벌이는 전쟁터에 애플, 아마존도 참전했다. CJ와 KT는 티빙과 시즌을 합병하며 몸집을 불렸다. 각종 유통·식음료 기업들도 관련 신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구독 플랫폼 시장에서 격돌했다.
상황이 이렇자 한쪽에서는 ‘구독 피로감’을 호소한다. 너무 많은 서비스가 제공되니 머리가 아프다는 것. 최고급 뷔페식당도 매일 가면 질리는 법이다. 여기에 ‘공룡 기업’들이 대놓고 구독료를 올리자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카드 명세서를 보고 나서야 특정 서비스 구독 사실을 깨달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급기야 ‘선’을 넘는 기업들이 등장했다. 한 자동차 브랜드가 최근 구독료를 받고 열선 시트 등 편의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차를 출고할 때 이미 열선을 깔았을 텐데 추가로 돈을 또 내라는 의미다. 운전자들은 당연히 거세게 반발했다. 그 회사는 기업 이미지에 타격만 입고 해당 공지를 취소해야 했다.
공급자와 소비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게 구독 경제 성장의 배경이다. 고객은 최소한의 금액으로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받고 싶어 한다. 기업들은 ‘혁신’을 통해 살 길을 찾아야한다. 그저 매출만 올려보겠다는 ‘꼼수’는 구독 피로감만 높일 뿐이다.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 싶다면, 그들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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