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2차전지?’...불안정한 증시에 희비 갈리는 공모주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7.21 16:40

현대오일뱅크, 세 번째 유가증권시장 상장 철회



아이씨에이치 등 수요예측 부진 사례 잇따라



2차전지 기업은 흥행...성일하이텍 28일 상장

황소상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국내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2차전지 업체들의 경우 공모주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는 반면 제반 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상장 추진을 철회하는 기업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대어급 상장으로 기대를 모았던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을 철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주식시장 등 제반 여건 악화 등에 따라 회사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상장추진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6월 말 승인을 받아 올해 하반기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이 회사가 상장을 철회한 것은 2012년, 2019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수요예측이 부진한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다. 소부장 특례상장 기업인 아이씨에이치는 이달 13일과 14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5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최종 공모가는 희망밴드(3만4000~4만4000원)의 하단인 3만4000원으로 확정했다. 바이오 신약 개발업체 에이프릴바이오도 수요예측 경쟁률이 14.43대 1에 그쳤다. 이 회사는 이달 2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이와 달리 2차전지 업체들은 흥행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기업은 2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업체인 성일하이텍이다. 이 회사는 이달 11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2269.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성일하이텍의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격 상단을 초과한 5만원으로 확정됐다. 이번주 진행한 일반 공모청약에서도 20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이 회사는 2000년 설립된 친환경 2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으로, 전기차, 휴대폰, 노트북,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동공구 등 제품에 포함된 2차전지에서 유가금속을 추출한다. 성일하이텍은 오는 28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며 상장 대표 주관사는 KB증권, 대신증권이다.

2차전지 분리막 전문기업 더블유씨피(WCP)도 흥행에 성공할 지 이목이 쏠린다. 이 회사는 다음달 1일부터 2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4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8월 8일과 9일 일반청약을 받는다. 다음달 중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8만~10만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 희망가 기준 최대 3조4010억원 규모다. 상장주관사는 KB증권, 신한금융투자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등으로 증시는 물론 전반적인 IPO 시장 분위기도 침체된 상황"이라며 "앞으로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가 계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자들 역시 유망한 산업 위주로 옥석가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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