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조기 추진에 역세권 수혜지역 들썩일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8.01 15:19

GTX 정차역 연신내·서울역 아파트 매수 문의 증가세



조기 개통 기대감에 집주인들, 매도 늦출까 고민도



국토부 "개통 일정 앞당길 여러 방안 논의·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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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도. 경기도청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국토교통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을 조기 추진한다는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최근 안정세에 접어들었던 수도권 집값이 GTX 역세권을 중심으로 다시 자극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정부와 국토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달 초 GTX 추진단을 발족해 본격 가동한다. GTX 추진단 가동은 지난달 18일 국토부 업무보고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수도권의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GTX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한 것의 후속조치다.


◇ GTX 호재에 "매수 문의 늘어"…신고가도 등장


GTX 추진단 발족으로 사업 속도가 빨라진다는 기대감에 GTX 정차역 인근 집값이 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커졌다.

GTX발 호재를 업고 경기 의왕, 경기 과천, 서울 은평구 등 수혜 지역의 집값은 GTX발 호재를 업고 지난 1년간 수억원씩 급등한 바 있다. 지난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GTX 사업이 포함되면서부터 집값 상승세는 시작됐다. 이후 금리 인상기와 부동산 시장 침체에 집값이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조기 추진 소식에 다시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연신내역 인근 서울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현대힐스테이트3차 전용면적 84㎡는 지난 6월 10억8000만원에 매매됐다. 거래절벽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월 동일면적 내 최고가인 10억8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연신내역은 GTX-A노선 정차역 중 하나로 GTX가 개통되면 지하철 3·6호선과 함께 트리플역세권이 된다. 또 GTX 사업 가운데 공사 속도가 가장 빠른 운정~서울역 구간에 포함돼 있어 개통 수혜를 가장 먼저 입을 것으로 보여 수요자들이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은평구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조기 개통 이슈가 나온 이후로 거래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집 보러 오는 손님들이 꽤 있었다"며 "매도하려고 했던 집주인들은 개통 시기가 빨라질 것을 감안해서 주택 시장이 안 좋은 지금 매도를 결정하기보다는 개통 이후에 집을 내놓을까 고민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GTX-A·B노선이 모두 정차하는 더블역세권인 서울역 인근에서도 신고가를 경신하는 거래가 포착됐다.

주상복합 건물인 용산구 동자동 센트레빌아스테리움서울 전용 128㎡는 지난 6월에 18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중구 만리동 서울역센트럴자이 전용 59㎡ 역시 지난 6월 동일면적 최고가인 14억8750만원에 매매됐다.

하지만 이미 GTX 호재가 과도하게 선반영돼 집값이 올랐던 수도권 외곽 지역은 최고가 대비 낮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지역에 따라 편차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GTX-C노선 정차역(예정)인 인덕원역 인근 경기 안양시 평촌동 푸른마을인덕원대우 전용 84㎡는 지난달 9일 7억4500만원(2층)에 거래됐다. 해당 단지는 GTX 정차역에 포함됐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GTX 호재로 지난해 8월 동일면적이 12억4000만원(16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각 거래의 층별 시세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1년 사이에 거래가격이 5억원을 오르내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토부 "단축 방안, 여러 의견 수렴 중"


국토부가 GTX 사업 조기 추진을 위해 새롭게 구성하는 GTX 추진단은 강희업 국토부 철도국장이 추진단장을 맡아 GTX 사업을 총괄하며 국토부 수도권광역급행철도과를 확대·개편해 15명의 전담인력으로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으로는 기존 GTX A·B·C노선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팀’과 윤석열 정부에서 새롭게 추진하는 GTX 연장·신설을 전담하는 ‘기획팀’으로 구성된다.

추진단의 궁극적인 사업목표는 ‘GTX 조속 추진’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국민들의 GTX 조기 추진 염원에 부응하기 위해 GTX 추진단을 특별히 발족했다"며 "국토부는 GTX 조기 확충에 총력을 기울여 국민들께 하루라도 빨리 출퇴근 시간을 돌려드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추진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국토부는 오는 2024년6월께로 예정된 A노선(운정~동탄) 개통일정을 앞당기고 C노선(덕정~수원)은 내년 착공·2028년 개통을, B노선(송도~마석)은 2024년 공사 시작·2030년 개통을 목표로 했다. D·E·F노선도 민간제안방식이나 예타 면제 등 다양한 방안을 활용해서 사업 일정을 단축해 개통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A노선은 사업 속도를 높인다고 하더라도 분리 운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A노선 정차역 중 하나인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완공 일정이 지연되면서 A노선은 운정~서울역, 삼성~동탄으로 분리 운영된다. 다만 윤 대통령이 개통 일정을 당기라고 요구한 만큼 선개통하는 두 구간의 개통 일정은 소폭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A노선이나 D·E·F 노선의 단축 기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검토 단계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수도권광역급행철도과 관계자는 "일정 단축 방안은 아직 검토 단계에 있으며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해 어떤 방식을 통해 일정 단축이 가능할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라며 "추진단 구성 작업이 끝나고 나면 여러 방안을 놓고 고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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