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원료·자동화로봇 갖춘 '아모레 명품 메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8.25 17:06

[르포] 경기 오산 아모레퍼시픽 '아모레 뷰티파크' 가보니
원료 식물원·팩토리 등 곳곳에 아모레 생산철학 물씬
50개 생산라인마다 로봇…年 1억6천만개 화장품 탄생
코티분백분·향수포마드 등 77년역사 아카이브로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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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오산 지역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오산 뷰티파크’ 내 ‘아모레 팩토리’ 전경. 사진=조하니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24일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의 ‘아모레 뷰티파크’를 방문해 받은 첫 인상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공간’이었다.

화수, 라네즈 등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 제품이 만들어지는 통합생산기지로서 역할뿐 아니라 77년 기업의 역사와 생산 철학, 친환경 경영가치를 훑어볼 수 있는 기업 박물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모레 뷰티파크는 연면적만 해도 축구장 30여개를 합친 것과 같은 22만4400㎡(6만8000평)에 자랑하며, 매년 제품 1억6000만개를 탄생시키는 생산력을 과시한다.

◇‘좋은 원료’ 고집…식물 재배,연구까지 이어져

자연과 공존하는 콘셉트로 조성된 만큼 정문에 들어서면 왼쪽에 아모레퍼시픽의 원료식물원이 자리 잡고 있다. 창업 이래 ‘좋은 원료’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고 서성환 태평양 회장의 의지를 받들어 화장품에 들어가는 식물을 직접 재배, 연구하고 있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서 회장은 생전 인삼의 고장인 개성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만큼 일찍이 인삼을 제품에 활용해왔다.

식물원에 들어가면 잘 관리된 조경수와 무궁화, 장미 등을 마주하게 된다. 다루는 품종도 다양하다. 설화수 등 주력 제품에 사용되는 인삼과 감초, 작약을 비롯해 총 1480여종에 이르는 식물들을 조경사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

허브원과 전시갤러리 등 다양한 볼거리도 마련돼 있다. 설탕 대체재로 각광받는 ‘스테비아’나 향신료·향수·비누 등 활용도가 높은 ‘레몬그라스’, ‘로즈마리’, ‘제라늄’ 등 특색 있는 허브류 식물도 만나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전시갤러리는 원료식물원에서 나온 식물들을 전시용 드라이플라워로 제작하거나, 종자보관함을 마련해 식물에서 추출한 씨앗 등을 모아둔다"면서 "저장한 씨앗들은 내년 파종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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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 뷰티파크 원료 식물원 내 종자보관함에 진열된 씨앗 종자. 사진=조하니 기자

아모레팩토리 팩토리스테이션

▲아모레 팩토리 내부 1층에 위치한 ‘팩토리 스테이션’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아모레 뷰티파크 2층

▲아모레 팩토리 내부 2층에 위치한 ‘팩토리 아카이브’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제품 생산부터 물류까지 전 과정 다 보여준다"

아모레 뷰티파크 안으로 들어서자 아모레퍼시픽의 생산 철학을 보여주는 ‘아모레 팩토리’가 눈에 띄었다. 총 3개층으로 구성된 ‘아모레 팩토리’는 기존 기업 스토리 체험관인 ‘스토리가든’을 새 단장한 공간이다.

1층 ‘팩토리 스테이션’에 들어서면 한쪽 벽면에 걸린 대형 미디어 월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날은 라네즈 네오쿠션의 생산부터 물류까지 전 과정을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뷰티파크에서 30일 이내 생산된 안심 품질 화장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팩토리 라이브러리’도 관심을 끌었다. 현재는 인테리어 가구로 사용 중인 과거 아모레퍼시픽의 생산 설비들도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3층 ‘팩토리 워크’로 이동하면 뷰티파크의 생산과 물류 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공장 내부에는 총 50여개의 생산라인이 갖춰져 있었다. 대다수의 라인에 자동화 로봇이 설치돼 라인마다 작업자는 최대 2명이었다. 공간 한 켠에 VR(가상현실)투어도 마련돼 있다. 이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생산 공정도 한 눈에 둘러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완전 자동화가 되기 어려운 라인은 대체로 적은 수량을 생산하고 있다"면서 "일부 라인에선 자동화 로봇을 활용하는 것보다 사람의 손을 거치는 것이 효율성 측면에서 더 낫다"고 말했다.

2층 ‘팩토리 아카이브’는 지난 1945년 아모레퍼시픽의 설립 초기인 ‘태평양화학공업사’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발자취를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겨둔 곳이다.

20세기 아모레퍼시픽의 히트 상품으로 꼽히던 ‘코티 분백분’부터 ‘ABC향수포마드’, ‘아모레 분백분’ 등 다양한 제품의 역사를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옛날 아모레퍼시픽의 광고 문구를 새긴 도장을 엽서에 찍어보는 체험 기회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아모레 아카이브, 77년 기업 역사 한 자리에

과거 아모레퍼시픽이 내놓은 화장품과, 잡지, 포스터 등 총 8만여 건의 사료를 한 데 모아놓은 ‘아모레 아카이브’도 또 다른 즐거움이다. 시대별 방문판매원 유니폼이나 1990년대 ‘산소 같은 여자’라는 유행어를 낳은 광고, 옛날 어머니 화장대에서나 찾아보던 제품을 보다 보면 어느새 과거로 돌아간 듯한 감상에 젖어든다.

지난 5월 일반에 공개한 후 아모레퍼시픽은 원료 식물원과 아모레팩토리, 아카이브로 이뤄진 뷰티파크 투어 프로그램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제로만 운영하며, 예약 인원은 최대 10인으로 제한해 하루 1팀만 받고 있다. 관람 방식은 전문 도슨트가 없는 자유 관람 방식이다.



아모레 아카이브

▲아모레 뷰티파크 내 ‘아모레 아카이브’ 전경. 사진=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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