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13년만에 원전 수출 재개…원전업계 생태계 복원 ‘청신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8.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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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엘다바 프로젝트 개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윤석열 정부에서 13년만에 원전 수출에 성공하면서 원전업계 생태계 복원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3년만에 3조원 규모에 달하는 이집트 엘다바 원전 2차측 건설 사업권을 따내면서다.

지난 정부시절 탈(脫)원전 정책으로 일감이 없어 침체됐던 원전업계에도 순풍이 불어든 셈이다. 전문가들도 이번 이집트 수주를 발판으로 앞으로 원전업계에 활력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28일 "탈원전으로 맞닦뜨린 원전 생태계 가뭄에 단비가 내린 셈"이라며 "침체됐던 원전 생태계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겠지만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동욱 전 원자력학회장은 "아무래도 3조원 규모인 공사에 참여하는 것이니 주계약자는 아니더라도 원전산업 생태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이집트 프로젝트를 교두보로 삼아 앞으로 열릴 시장에도 좋은 기회를 이어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지난 5년 동안 수입이 말라 가뭄이 들었던 원전업계에 단비가 내렸다"며 "프로젝트 전체는 아니더라도 기자재 공급과 건설 부문 사업을 맡았으니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형 원전(APR1400)을 수출했다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여러 기관에 협조를 요청해야 하지만 오히려 지금은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원전업계가 아프리카 원전 시장에 처음 진입한 만큼 이번 이집트 프로젝트 수주는 앞으로의 수출 기회에도 좋은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정동욱 전 학회장은 "케냐에서도 원전을 짓고 싶어하고 이미 원전을 사용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우리나라 원전에 관심을 보인 적이 있다"며 "아프리카 내 많은 나라들이 공식적으로 원전을 하겠다고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설 조건이 까다로운 사막에 원전을 짓는다는 건 실적에도 좋은 영향이 되기 때문에 유럽국가에 수출할 때에도 메리트를 얻고 진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범진 교수는 "우리나라 원전업계 실력 자체를 인정받은 셈이니 앞으로 체코나 헝가리 등 유럽 국가에서 진행하는 신규 사업권을 따낼 때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수원은 지난 2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의 원전건설 담당 자회사인 ASE JSC사(社)와 엘다바 원전 2차측 건설사업 계약을 맺었다.

원전 2차측이란 터빈과 발전기, 급수펌프, 해수 냉각시스템 등 발전 설비와 부속건물을 일컫는다.

한수원은 이번 계약으로 원전 4기와 관련된 80여개 건물과 구조물을 건설하고 기자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사업 기간은 내년 8월부터 오는 2029년까지다.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은 ASE JSC사가 지난 2017년 이집트 원자력청(NPPA)에서 수주해 1200MW급 원전 4기(VVER-1200)를 카이로 북서쪽 300km 지점의 엘다바에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300억달러(약 40조원)이다. 지난달 1호기 원자로 건물 콘크리트 타설에 들어갔으며 오는 2028년 1호기의 상업 운전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정부와 한수원은 이집트 원전 건설사업 수주를 계기로 체코와 폴란드 등 원전 수주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해외 원전 수주를 지원하고자 지난 18일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추진위에는 정부 부처와 유관기관, 민간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정동욱 전 학회장은 "원전 수출은 국가대항전과 같아서 기술력 50%, 외교력 50%가 합쳐져야 하는 사업"이라며 "정부가 적극 나선다면 수출활로를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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