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약바이오, 글로벌 신약·임상성과 과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8.31 17:31

한미약품·셀트리온 등 9월 유럽 학회서 임상 사례 발표
동아쏘시오·대웅·일동도 자체개발 신약 임상 승인 받아
국내외 임상진행 550여건...'글로벌 블록버스터' 기대감

대웅제약

▲대웅제약 연구진이 신약 연구를 하는 모습. 사진=대웅제약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글로벌 위상을 높이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국제 권위의 학술회의에서 잇따라 신약개발과 임상성과를 소개하며 ‘K-바이오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오는 3~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되는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에 참가해 세계 최초 월 1회 투여하는 제형으로 개발 중인 단장증후군 치료 혁신신약 ‘HM15912’의 글로벌 임상 2상 진행 상황을 발표할 예정이다.

단장증후군은 선·후천적으로 소장 길이가 짧아 심각한 흡수장애·영양실조가 나타나는 희귀질환으로, 환자는 하루 10시간 이상 소요되는 ‘총정맥영양법’ 등 고통스런 치료를 받아야 한다.

HM15912는 한미약품이 자체개발한 약물지속형 플랫폼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한 혁신신약으로, 약물의 체내 지속성과 융모세포 성장을 촉진시켜 월 1회만 투여해도 치료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혁신성을 인정받아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각각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고 지난해 FDA의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도 지정됐다.

셀트리온도 오는 7~10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되는 유럽 최대 피부과학 학회행사 ‘유럽피부과학회 학술회의(EADV)’에 참가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CT-P43(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다.

얀센이 개발한 스텔라라는 지난해 약 12조2000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CT-P43이 상용화되면 기존 스텔라라의 글로벌 매출을 상당부분 가져와 셀트리온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셀트리온은 이달 9~13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2022 유럽종양학회(2022 ESMO)’에도 참가해 로슈의 항암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의 글로벌 임상 3상 후속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해 글로벌 베바시주맙 시장규모는 약 8조5000억원이며, 베그젤마는 올해 하반기 유럽에 출시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연이은 유럽 학회 발표를 통해 유럽시장에서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유럽에서 호평받고 있는 ‘램시마SC’의 성공으로 달궈진 현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동아쏘시오그룹의 원료의약품 계열사 에스티팜은 지난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에이즈 학회 ‘국제에이즈학회(AIDS 2022)’에서 자체 개발한 에이즈 치료제 후보물질 ‘STP0404’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STP0404는 ‘알로스테릭 인테그라제 효소 저해제(ALLINI)’ 기전으로는 세계 최초로 인체 대상 임상이 진행 중인 에이즈 치료제이다. 알로스테릭은 효소의 활성부위가 아닌 부위에 특수한 물질을 결합시켜 그 효소의 기능을 저해하거나 촉진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밖에 일동제약은 8월 초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 ‘ID119031166M’의 임상1상시험을 미국에서 착수했고, 대웅제약은 같은 달 면역세포인 B세포와 T세포를 동시에 저해하는 ‘이중표적 저해제’ 방식의 자가면역질환 치료 혁신신약 ‘DWP213388’의 임상 1상 시험계획(IND)을 미국 FDA로부터 승인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국내외에서 임상 1~3상 단계를 진행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은 총 550여건이다. 임상 1상 단계가 260여건으로 가장 많고 2상 160여건, 3상 110여건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 1개사가 수백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 기업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많다고 할 수 없지만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 사이에 임상 1~3상 단계 파이프라인 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매출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과 라이선스 인·아웃 사례도 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탄생도 멀지 않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kch005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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