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공공임대 물량 수도권-지방 비율 ‘6.5:3.5’ 수준
지방 미임대율 지속 증가…수요 있는 곳에 선별 공급돼야
▲서울 주거취약 주택가의 지층가구(반지하주택)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서울 관악구에서 강남 일대로 출근하는 30대 J씨는 올해 4월 서울 수서역역세권 A2블록 행복주택(청년) 14A에 당첨됐다. 2023년 12월에 입주하게 되는 J씨는 앞으로 보증금 6800만원에 월임대료 10만원으로 강남 직주근접을 누릴 수 있게 됐다.
J씨는 "비록 평수는 5평 정도지만 고금리 및 월세대란 위기 상황에서 직주근접 주택을 구했다는 것에 만족한다"며 "주변 지인들이 당첨되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 지방보단 서울에 공공임대주택이 더 많이 늘어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J씨 사례처럼 공공임대주택은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몰려있는 서울 등 수도권에 지역기반이 잡히지 않은 청년 및 신혼부부, 반지하주택 거주자 등 주거취약계층을 위해 지속 공급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에 설득력이 생긴다. 우리나라 10가구 중 6가구가 1인 가구 또는 2인 가구인 것을 감안할 때 이들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공공임대주택정책의 타깃이 재설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특히 지난달 서울지역에서 집중호우로 인명 및 재산피해가 발생해 반지하주택을 퇴출하고 취약계층을 돌보겠다고 선언한 상황인 만큼 공공임대주택 정책 강화는 그 필요성이 어느때보다 더 부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받은 ‘6개월 이상 장기 미임대 상태인 공공임대주택’ 조사 자료를 보면 전체 미임대율이 2019년 1.6%, 2020년 2.3%, 2021년 3.1%로 매년 증가세다. 이 가운데 충북이 22.2%, 경남 19.9%, 충남 19.0%, 전남 12.3% 등 지방에서만 미임대가 발생하고 있어 수요-공급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홍 의원은 "주택 수요자가 원하는 것은 물량 늘리기 위한 기계적 공급이 아니다"며 "공가 원인을 정확히 분석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수요맞춤형 주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모집공고 계획(올해 8월∼12월). 국토부 | |||||||||
대분류 | 중분류 | LH | SH | GH | 기타 | 개별 공급 수 | 개별 가구 수 | 총 공급 수 | 총 가구 수 |
수도권 | 서울 | 4 | 6 | 10 | 520 | 48 | 1만6977 | ||
경기 | 29 | 2 | 31 | 1만5446 | |||||
인천 | 6 | 1 | 7 | 1011 | |||||
지방 | 지방 | 45 | 45 | 8195 | 53 | 9477 | |||
지방(기타) | 8 | 8 | 1282 |
다만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9일 발표한 공공임대주택 하반기 입주자 모집 공고를 보면 수도권과 지방에 대한 공급물량 차이가 크게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하반기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모집공고 계획 자료를 취합한 결과 △서울 10곳(520가구) △경기 31곳(1만5446가구) △인천 7곳(1011가구)으로 총 48곳 1만6779가구가 공급된다. 지방은 53곳 9477가구가 공급되는데 수도권과 지방 공급비율이 6.5:3.5밖에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LH 측에선 경기 지역은 하반기 1만5446가구가 공급되는 등 건설형 공공임대주택을 지속 늘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SH 서울주택도시공사 관계자는 "서울지역 특성상 ‘건설형 임대’ 공급물량은 많이 없으나 ‘매입형 임대’를 통해 추가로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도권과 지방은 인구비율이 다르기에 공공임대 공급량을 지역 전체로 보고 비교할 수 없다"며 "주택수요가 부각되는 곳에 공공임대 공급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30일 주거복지 및 주택도시기금이 포함된 국토교통부 2023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주택도시기금 총괄표에 따르면 주택도시기금 중 공공임대 관련 예산이 약 5조6000억원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주택 문제가 심각한 지역은 늘 대도시다. 영국과 프랑스를 보더라도 각각 런던과 파리에 공공주택이 집중 공급되고 있다"며 "지난 2020년 국토부가 공급한 서울 공공임대 물량이 2만4000가구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만큼, 정부가 의지만 보인다면 매입임대 정책 등으로 공공임대주택 물량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