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옛말...2030, 아파트 매수세 '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07 11:29

2030세대 영끌족 등 주택시장 주도세력에서 빠져



7월 30대 이하 아파트 매입 비중 27%로 떨어져



"집값 더 떨어질 것"…매수시기 늦춰



집값 하락·이자 부담에 주택 처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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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로 지난해까지 주택 매수에 열을 올리던 2030세대가 아파트를 매수하는 비중을 줄이고 기존 주택을 매도하는 경우는 늘어나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부담과 뚜렷해진 집값 하락세가 2030세대의 부동산 투자 심리 위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 아파트 매입 건수는 2만1836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30대 이하의 매입 건수는 5965건으로 전체의 27.3%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이 비중이 24.8%를 기록하며 지난 2019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또 다시 20%대에 그쳤다.

1년 전과 비교해도 2030세대의 매수세가 확연히 줄었다. 지난해 7월에는 전체 5만9386건 가운데 30대 이하의 매입 건수는 1만8683건으로 전체의 31.5%를 차지했다. 지난해 7월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수건수는 1만8000여건을 넘어설 만큼 매수세가 강했으나 올해는 6000여건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매수세가 약화된 것이다.

지난해 매수세가 몰렸던 서울 아파트 매수 시장에서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 7월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329건으로 전체(1028건)의 32%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대 이하의 매입건수는 전체(4646건)의 44.8%(2082건)로 전 연령 가운데 압도적으로 비중이 컸던 것과 대비된다.

2030세대의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대의 매수 비중이 증가하는 양상이다.

지난 7월 연령대별 전국 아파트 매입건수는 40대가 23.7%, 50대가 21.2%, 60대가 14.3%, 70대 이상이 7.4%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0대의 매입 비중은 전년 대비 1.3%포인트(p) 떨어졌지만 50대와 60대의 매입 비중은 각각 2.8%포인트, 1.8%포인트 높아졌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의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신혼집을 알아보거나 갭투자 등을 문의하는 30대 손님들이 많았고 거래도 많이 됐는데 요즘은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2030세대의 생애최초 주택 매수세도 약화되고 있다.

경제만랩이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생애 첫 부동산(집합건물·토지·건물) 매수자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 1~7월 전국 생애 첫 부동산 거래 26만7066명 중 2030세대들의 매수자는 13만370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2만5141명) 대비 40.6% 감소했고 역대 가장 낮은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존 주택을 매도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신용대출 등 영끌로 무리해서 주택을 마련한 경우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이 급격하게 불어나면서 매도를 결정하는 것이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집합건물(아파트, 연립·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 매도인 중 30대 이하 비중은 지난 7월 16%로 집계됐다. 월별로 보면 4월 14.7%, 5월 14.2%, 6월 14.3%, 7월 16%로 7월 들어 30대 이하의 매도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30세대가 부동산 매입 비중을 줄이고 매도를 늘리는 데는 금리 인상 부담은 물론 집값 하락세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매수를 고민하던 이들은 집값이 더 떨어질 때까지 매수 시기를 늦추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고 매도자들은 집값이 더 떨어지기 전에 집을 처분하겠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2030세대는 특히 대출 활용도가 높은 수요층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의 영향에 따라 매수세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한 번 끊긴 매수세가 다시 반등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했을 때 내년 하반기까지도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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