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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AFP/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8일(현지시간)에도 통화정책을 둘러싼 매파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블룸버그통신,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카토 연구소가 주최한 통화정책 콘퍼런스에 참석, "우리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즉각적이고 단도직입적이면서 강력하게 행동해야 한다"며 "해야 할 일이 끝나기 전까지 이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2%의 인플레이션을 의미하는 물가 안정에 책임이 있다"며 "통화정책을 너무 일찍 완화하는 것에 역사가 경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에서 보여졌던 매파적인 스탠스가 이날 재확인된 셈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최근 두 차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연속적으로 단행한 바 있다.
이후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조금씩 둔화된 움직임을 보이자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졌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물론 연준의 주요 인사들마저 잇따라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이번 9월 FOMC 회의에서도 또 한 차례의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커졌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인사들이 9월에 75로 기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면서도 "우리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소식을 접하면서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즈, 제프리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9월 금리인상 폭을 기존 50bp(1bp=0.01%포인트)에서 75bp로 이날 상향 조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그 전날에 75bp로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오랫동안 웃돌 경우, 대중은 물가가 상승된 것이 새로운 기준으로 삼기 시작해 물가잡기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승할 것"이라며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노동시장에 수요는 여전히 매우, 매우 강력하고 취업률과 임금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책 개입을 통해 성장을 둔화시켜 노동 시장이 균형을 잡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다가오는 20일부터 이틀간 9월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금리인상 여부를 논의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일 한국시간 오전 9시 36분 기준,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9월 자이언트 스텝이 일어날 확율이 87%에 달한다.
다만 파월 의장은 9월 금리인상 폭이 발표될 경기지표에 따를 것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에 13일 발표될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더욱 주목받는다.
블룸버그 조사결과, 이코노미스트들은 8월 CPI가 8.1%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이러한 발언에도 상승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61%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는 각각 0.66%, 0.60% 상승 마감했다.
연준의 고강도 긴축은 어느 정도 반영됐고 투자자들이 8월 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 분위기로 돌아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 전략총괄은 "한가지는 확실하다. 그것은 글로벌 금리인상 사이클이 금방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