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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동월대비 8.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이로 인해 뉴욕증시 선물은 급락했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8월 CPI의 전년 동기대비 상승률이 8.3%로 나타나면서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8.0%를 상회했다. 이로써 미 CPI 상승률이 지난 6월 9.1%를 기록한 이후 7월에 8.5%로 진정된 데 이어 지난달에도 떨어지는 등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다만 감소폭은 예상보단 주춤해 인플레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졌다.
전월 대비로는 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0.1% 하락을 예상했었다.
식품, 주거, 의료 관련 비용 상승세가 휘발유 가격 하락분을 상쇄했다고 미 노동부는 설명했다. 특히 식품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11.4%로 나타나면서 197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PI의 3분의 1 가량 차지하는 주거 비용 역시 전월대비, 전년대비 각각 0.7%, 6.2% 올랐는데 이 모두 1990년대 이후 최대치다.
반면 휘발유 가격은 2년래 최대 하락폭인 10.6% 급락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또한 전년 동월대비 6.3% 오르면서 예상치인 6%를 상회했다. 심지어 지난달 발표된 7월 근원 CPI 상승률인 5.9%보다 높다.
미 노동부는 주거, 의료, 가정용품, 신차, 자동차보험, 교육 관련 부문에서 비용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전월 대비로는 0.6% 오르면서 예상치인 0.3% 상승을 웃돌았다.
이번 8월 CPI 발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은 물론 향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인상 폭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때문에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이는 또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하락추이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을 뒷받침하기 위해 중요한 지표로 꼽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경제심포지엄 연설에서 한달의 개선만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하는데 역부족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를 반영하듯 8월 CPI가 발표된 이후 뉴욕증시 선물이 급락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9시 32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1.00%, S&P 500 선물은 1.30%, 나스닥 선물은 2.02% 하락 등 3대 지수가 모두 급락세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주춤되고 있지만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던 점이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고물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휘발유 가격이 큰 폭으로 진정됐음에도 소비자물가 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던 것은 그만큼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 전반에 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확실한 물가 안정 회복을 위해 연준으로선 지속적인 통화긴축을 이어나갈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Abrdn의 제임스 아데이 이사는 "최근 주식의 반등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판단력이 떨어지고 시기상조처럼 보였다"며 "이번 CPI 발표는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으며 연준 또한 이러한 수치를 보고싶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웰스파고의 제이 브라이슨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다음주 FOMC에서 75bp(1bp=0.01%포인트)는 확실하다"며 "11월에는 50bp로 내려갈 것으로 생각했었지만 지금 시점으로 봤을 땐 11월에도 75bp 가능이 테이블 위로 올라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