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급상승·고금리·입주물량 증가 등 줄줄이 악재
송도 분구 미추진 및 GTX 착공연장 등도 영향 커
"조정기 활용해 좋은 물건 선점할 기회될수도"
▲송도더샵마스터뷰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인천의 강남’ 송도가 주저앉고 있다. 지난해 상승폭이 가장 가팔라 급하게 조정받는 가운데, 입주물량·미분양 증가 및 연수구-송도동 분구 미추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 재정구간 착공 연기 등 악재가 지속 쌓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2022년(1~9월) 0.14% 하락해 지난 2013년(-0.29%) 이후 9년 만에 약세 전환이 임박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상승폭(34.52%)이 가장 컸던 인천이 -2.46%로 세종(-2.95%)과 함께 하락 폭이 가장 커 전국 아파트 약세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인천 송도 지역은 고가주택이 밀집한 지역이기에 인천 지역에서도 하락 영향을 크게 받은 편에 속한다"며 "GTX-B 노선 이슈 등으로 상당부분 올랐던 단기상승폭이 너무 커 당분간 지속 조정을 받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 9월 첫째주 아파트가격 동향으로 비교해보더라도 전국 0.17% 하락 중 수도권이 -0.21%인 가운데, 서울은 -0.15%, 경기 -0.22%인 반면 인천은 0.29% 하락했다. 그 중 입주물량 영향이 있는 송도 신도시가 있는 연수구가 0.33%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GTX-B가 들어설 인천 지하철 1호선 인천대입구역 인근 ‘송도더샵퍼스트파크13블록’은 지난해 12월 35평 기준 13억1000만원(22층)이었던 것이 올해 4월 11억8000만원(11층)으로 1억3000만원 낮게 거래됐다. 같은 아파트 15블록은 지난해 9월 같은 평형 14억7000만원(19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7월에는 무려 4억4000만원 떨어진 10억3000만원(6층)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인근 ‘송도더샵마스터뷰’ 역시 사정은 같다. 22블록에선 지난해 8월 47평이 15억원(25층)에서 올해 1월에는 13억5000만원(3층), 지난 6월에는 11억8000만원(2층)까지 지속 떨어져 거래되는 추세다. 게다가 같은 아파트 23블록에선 34평이 지난해 10월 12억5000만원(20층)에서 올해 6월 9억원(5층)으로 무려 3억5000만원까지 하락된 가격에 거래됐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송도는 연수구와의 분구가 결정되지 않은 것과 더불어 GTX-B노선 착공 연기 우려 악재까지 겹쳐 집값 하락을 더 부채질 중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유정복 인천시장은 영종도가 있는 중구는 영종구로, 중구 내륙과 동구는 제물포구로, 서구는 서구와 검단구로 분구하는 행정구역 개편안을 발표했다. 송도동이 연수구에서 분구되는 것에 대한 발표는 하지 않아 송도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또 지난달 23일 GTX-B노선 재정구간 중 ‘용산~상봉’ 1차 입찰 결과 전체 4개 중 3개 공구가 단독 응찰(대우건설, DL이앤씨, 현대건설)로 유찰돼 2024년 착공예정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를 두고 인근 공인중개업소 A 대표는 "최근 송도아파트를 어렵게 하는 요인들이 상당히 많다. 그중에서도 향후 쏟아질 공급물량과 고금리가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 같다"며 "송도 분구 문제는 송도 주민 염원과 달리 아마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GTX-B노선은 단기투자 목적을 가진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의 송도아파트 전망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송도는 고금리, 2~3년간의 오버슈팅, 투자심리 위축 등 3가지 악재를 껴안고 있는 상태다"며 "중간 중간 정부가 금리인상을 멈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소폭 반등은 하겠지만 당분간 하락 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역시 "최근 금리 인상에 따른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을 감안하면 인천은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투자입장에선 다른 견해도 제기됐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현재 수요 대비 입주물량이 많다 보니 가격 상승폭이 컸던 아파트의 경우 조정받을 수밖에 없다"며 "다만 국제도시로서의 송도 위상,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 늘어나는 인구수, 투자자본 유치 등 앞으로 우위에 있을 수밖에 없는 송도는 조정기를 활용해서 좋은 물건을 선점하면 안정적 시세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