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등 전력설비업계 수주 확대 날개 달았다…"해외 사업 가속화 덕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14 16:22

유럽·중동·미국 등 에너지위기에 에너지 전환 움직임 가속



노후화 전선 교체·배터리 공장 증설 등 전력 기기 수요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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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관계자들이 동해항 해저케이블 선적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왼쪽)과 대한전선 관계자들이 미국에서 케이블을 시공하는 모습. 각 사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전선 등 전력설비업계가 최근 해외 수주 호조를 타고 해외사업 가속화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에너지대란으로 유럽, 미국, 중동 등의 에너지 설비 확충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전력망 인프라 시장도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14일 전력설비 업계 관계자들은 "해외 전력망 인프라 구축 확대 분위기를 타고 커지는 전력설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업계가 다각도의 전략으로 이들 시장에 접근, 수주 확보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해외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는 업체들은 LS전선과 대한전선 등 전선업계와 함께 변압기·수배전반 등을 공급하는 LS일렉트릭과 현대일렉트릭 등이다.

□ 전선 및 전력기기 업체 수주 잔고

  2020년2021년2022년 상반기
전선LS전선2조1318억2조2796억2조4113억
대한전선9455억1조655억1조2564억
전력기기LS일렉트릭8437억1조591억1조7185억
현대일렉트릭1조2327억1조4482억2조9677억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단위:원)

LS전선은 유럽의 해상풍력이 강화되면서 해저케이블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여러 수주전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LS전선 관계자는 "유럽권역에서 해상풍력 발전량이 확대되면 해저케이블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생산할 수 있는 전 세계 몇 안 되는 기업 중 한 곳인 만큼 유럽시장의 확대는 호재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S전선은 지난 2020년 네덜란드 국영전력회사 테넷과 약 1340억원 규모 해저케이블 공급 계역을 체결한 경험도 있다. 또 올해 초 미국에서 3500억원 규모의 해상풍력용 해저케이블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LS전선의 수주잔고는 올해 상반기 2조4113억원을 나타냈다. 지난 2020년 말 2조1318억원, 2021년 말 2조2796억원 등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대한전선은 영국과 덴마크 지사와 네덜란드 법인 등을 활용해 유럽 내 노후 전력망 교체 등 수요에 집중한다.

대한전선의 주력은 초고압케이블이다. 대한전선은 사우디 송·배전 전문 EPC(설계·조달·시공)업체인 모하메드 알-오자이미 그룹과 사우디 초고압케이블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또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하는 전력 송·배전 분야 국제 전시회 ‘CIGRE 2022’에 참가해 초고압케이블 프로젝트 성과와 전략 제품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유럽이나 해외 많은 국가들이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기 때문에 가격이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에너지 공급망 위기에 따라 신재생에너지가 빠른 시간 안에 확대된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대한전선의 수주잔고도 올해 상반기 기준 1조2564억원까지 늘었다. 2020년 9455억원, 2021년 1조655억원 등 수주 성장세가 뚜렷하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늘어나면서 전력 인프라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전력설비업계의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LS일렉트릭의 경우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이 증설되고 있어 전력기기 납품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또 유럽에서 시작된 에너지 위기로 신재생 투자 수요가 늘어나 신재생용 고부가 전력기기와 전세계 전력 공급난으로 공장 자동화를 위한 자동화솔루션 수요도 커지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특히 미국 내 배터리 공장 증설 계획이 많은 만큼 공장에 필요한 전력기기 수요도 높아질 전망"이라며 "전력기기 수요가 높아지니 업계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의 수주잔고도 올해 상반기 기준 1조7185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8437억원, 2021년 1조591억원 등 성장 행진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일렉트릭의 발전 설비 수주가 늘어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 지역 내 초고압 전력기기 발주가 잇따라서다. 현대일렉트릭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전력청(SEC)과 380kV 급 변압기와 리액터 등 총 676억원 규모의 전력기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최근 미 정부의 IRA 정책 발표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원 관련 투자세액공제(ITC) 혜택 기간 연장 및 적용 세율의 상향이 예상된다"며 "이는 향후 미국 현지의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발전 수요의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관련 납품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당사에도 주력 제품인 변압기를 중심으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현대일렉트릭의 수주잔고는 올해 상반기 2조9677억원이었다. 2020년 1조2327억원에서 2021년 1조4482억원 등으로 역시 점차 늘었다.

전세계 전력망 투자비는 오는 2050년 연간 6360억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2020년 연간 2350억달러의 3배에 가깝다. 노후화 설비를 교체하거나 기존 전력망을 보강하고 신규 전력망 접속을 위한 설비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신재생에너지 발전원은 작은 규모로 수요지 인근에 설치된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배전망 투자와 전력생산지에서 먼 지역에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송전하기 위한 송전망 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라며 "게다가 전력망을 디지털로 변환하는 비용도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오는 2030년 이전에 러시아 화석연료 의존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지난 5월 ‘REPowerEU 계획안’을 발표했다. ‘REPowerEU’는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EU의 친환경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에너지 공급망 다각화 및 에너지 효율 증대와 신산업전환을 통한 수요 절감 등이 핵심이다.

최근에는 덴마크·에스토니아·핀란드·독일·라트비아·리투아니아·폴란드·스웨덴 등 8개국이 러시아산 천연가스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오는 2030년까지 해상풍력 에너지 발전량을 20GW로 지금보다 7배 늘리기로 합의했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가 통과됨에 따라 화석연료 에너지 중심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되고 전기차 구매가 늘어날 전망이다. 또 노후 전력망 현대화 등으로 인해 송·배전 인프라 개선 및 확대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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