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이용객 겨냥 마케팅 계속
다양한 연령대 고객층 확보 시도
코로나 종식으로 골프 인구 감소 조짐...마케팅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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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카드사들이 ‘골프족’ 붙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골프장 카드 결제 시 캐시백·포인트리 등 혜택을 주거나, 해외 골프 해외여행 관련 이벤트를 진행하는 식이다. 매년 늘어가는 골프장 카드 매출 규모를 의식한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 하반기 카드사들의 전반적인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골프 마케팅’이 매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다음 달 말까지 김해·부여·제주에 있는 롯데스카이힐CC에서 결제하면 그린피를 20% 할인해준다. 동기간 KB국민카드도 캐디피 결제 고객 대상 캐시백·포인트리 지급 이벤트를 진행한다. 비씨카드는 오는 12월까지 매월 추첨을 통해 해외 골프 패키지 일체를 9만9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카드사들의 ‘골프 마케팅’은 이외에도 다양하다. 신한·KB국민·우리카드에서는 골프장 이용에 특화된 상품을 내놨다. 삼성·현대 등 다른 카드사의 프리미엄 카드에도 골프장 우대 조건이 붙어있는 것이 보통이다. 골프장에서 카드 결제 시 혜택을 주거나 라운지 무료 이용, 홀인원 축하비 등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골프 마케팅은 하반기 수익 악화에 대비한 돌파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카드)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2%가량 늘었지만, 하반기는 실적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대세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며 고객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조달금리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골프 인구에 주목, 고객층으로 확보해 다른 업종 매출까지 올리는 시너지 전략을 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골프 인구가 매년 늘어날 뿐 아니라 연령대도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2017~2021년 법인카드 사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골프장 법인카드 결제금액은 2017년 1조1070억원에서 2020년 1조5195억원, 2021년 1조9160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반면 유흥업소·음식점 등 타 분야 매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비씨카드가 3년간 집계한 골프업종 카드 매출 분석 결과로도 골프 시장은 매년 평균 18.1%씩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전체 골프 매출에서 20~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6월~2020년 5월 25.1%에서 2021년 6월~올해 5월 32.2%로 늘었다. 특히 20대 비중은 0.8%에서 1.5%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골프 뿐 아니라 현재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소비 영역에서 카드사들이 쫓아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트렌드가 변화할 경우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연령층이 넓어진 운동이다 보니 관련 시장도 커지며 매출 규모도 커지는 것 같고, 덩달아 카드 혜택도 늘어나는 추세로 본다"고 말했다.
단 최근 골프 시장의 성장이 정점을 찍었다는 시각이 있어 카드사들의 마케팅 방향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년간 지속된 골프 인구 성장세가 코로나 사태 종식에 따라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골프 산업 성장에 대한 의문은 이미 관련 종목의 주가에 나타나고 있다. 스크린골프 업체 골프존의 주가는 작년 한 해만 152.24% 급등했지만, 올해는 약 26% 내렸다. 골프웨어 업체 크리스에프앤씨는 8월에만 15.07% 급락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16% 가량 하락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년간 골프 인구는 해외여행 수요를 흡수하면서 성장해온 만큼 앞으로는 성장률 자체는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며 "그동안 억눌려왔던 해외여행 보복 소비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