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민간연구회 결성하고 정부 밑그림 착수 지원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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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단지 내 아파트 내부 아파트 천장 및 지하주차장 누수 영상 캡쳐. 인근 주민 제공 |
19일 기자를 만난 경기 성남 분당 시범단지에 거주하는 50대 A씨는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 단지 내부 천장과 지하주차장 벽에 물이 새는 영상을 보여주며 분당 아파트 노후화의 심각성을 제기했다.
50대 A씨는 "최근에 정부가 재정비 간담회도 하고 주민들이 시민연합체도 결성한 것 같은데 재초환이나 안전진단, 이주대책 등 뭐라도 하나만 좀 제대로 계획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정부의 최근 1기 신도시 민심 수습에도 불구하고 마스터플랜이 2024년에 완료되는 것은 너무 늦다는 주장이다.
앞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간담회를 통해 2023년 2월까지 특별법을 마련하고 2024년까지 마스터플랜을 제때 수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다만 주민들은 지금까지 정부가 구체적 방안 없이 선언적 발표만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이 예정했던 날짜보다 더 빨리 수립돼야 한다는 것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본지가 방문한 1기 신도시 중 대장격인 경기 성남 서현동 시범단지는 한양·우성·삼성한신·현대 4개 아파트가 모인 단지다. △한양(2419가구) △우성(1874가구) △삼성한신(1781가구) △현대(1695가구) 등 총 7769가구로 이뤄져 있다.
시범단지는 이미 지난해부터 1기 신도시 전체의 재건축 이슈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부동산업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택지지구에서 가장 먼저 건립된 시범단지 특성상 뛰어난 입지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4개 단지는 수인분당선 서현역 2번 출구로 나와 ‘서현고가차도’를 건너 5분이면 가는 초역세권 단지로, 공원과 상가 및 분당구청 등 행정기관과 상업지구가 근접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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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분당선 서현역 인근 고가 밑에서 바라본 시범한신 아파트. 사진=김준현 기자 |
분당은 여전히 재건축에 대한 기대가 커서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현지 공인중개업소 주장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른 한양·삼성한신·우성·현대아파트를 분석한 결과 삼성한신아파트 22평은 지난 3월 13억4000만원(2층)에 거래됐다가 지난달 10억7000만원(2층)으로 3억 가까이 다운계약이 이뤄졌다. 다만 이 단지 외엔 거래가 거의 없고 가격도 유지되는 상황이다.
우성 역시 32평이 지난 5월 16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이 3개월 만에 약 4억원 하락한 12억7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한양아파트 34평이 지난 4월 16억3000만원(11층)으로 최고가 거래 후 5월 13억1000만원(3층)으로 직거래가 이뤄진 것이 전부다.
B 대표는 "시범단지를 비롯한 분당은 노후화됐다는 점을 빼고 다 좋다. 직주근접, 상권, 공원 등 입지와 인프라가 완벽하다"며 "상황이 이러니 주민들이 재건축에 대한 염원이 더 간절한 것 같다"고 전했다.
1기 신도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부실시공과 노후화에 의한 안전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지역이다. 특히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박사는 각종 매체 인터뷰에서 "1기 신도시는 동시다발적으로 건축됐기에 문제가 터진다면 집단적으로 쇠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도시기능 강화 및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에 의견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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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 분당 시범한양 아파트 전경 및 지하주차장 입출입구. 사진=김준현 기자 |
지난달 29일 발족한 신도시재건축연합회(신재연) 연구회는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재건축관련 기준에 대한 전문적 조언 및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결성됐다. 곧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및 안전진단, 이주대책 문제 등 해결책 제시를 위해 포럼을 마련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노후신도시 특별법’을 발의한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더불어 도시전문가인 김현아 전 국회의원도 적극 지원사격에 나설 전망이다.
이종석 신재연 부회장은 "1기 신도시 진짜 문제는 동시다발적 쇠퇴다. 2024년 마스터플랜 수립은 너무 늦다"며 "각자 도시에 맞게 각 지자체가 해결책을 신속히 제시하고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다운 업’ 방식으로 재건축 속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