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 540건
역대 최저 기록한 7월보다 낮아질 수도
거래절벽 심화에 매매가격도 큰 폭 하락
잠실 엘스 19.5억원 매매…20억선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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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주택 시장 침체로 서울·경기 아파트 거래절벽이 심화되고 있다. 거래절벽이 장기화됨에 따라 매매가격 하락세가 짙어지고 매매 대신 전·월세 거래가 증가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2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집계된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73건에 불과하다. 아직 집계 기간이 남았지만 지난달 거래건수도 540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엔 거래건수가 643건을 기록하며 2006년 조사 이래 역대 최저를 기록했는데 이러한 흐름대로라면 지난달 거래건수가 최저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이 보통 거래량이 적어서 9월부터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추석 연휴가 있어 9월 거래량이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고 전망했다.
경기 지역 상황도 마찬가지다. 경기도청에 따르면 지난 1~6월까지 경기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월 평균 492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4034건으로 평균에 못 미치더니 지난 7월부터는 거래건수가 3000건 이하로 떨어졌다. 7월과 8월 거래건수는 각각 2906건, 2476건을 기록하는 등 월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거래건수 역시 이날 기준 386건으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거래절벽이 심화되면서 매매가격도 전국적으로 하락세다.
KB부동산이 지난 15일 발표한 ‘월간 KB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0.14%가 하락하는 등 지난 2019년 7월 이후 3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수도권과 5개 광역시 역시 2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하락 폭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0.07%가 하락한 데 반해 지난달에는 0.23%가 하락하는 등 큰 폭으로 하락했다.
수도권 외곽 지역 집값 하락에도 굳건하던 서울 아파트 가격도 하락기에 접어들었다. KB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12억7879만원으로 2019년 4월 이후 3년4개월(40개월) 만에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울 집값을 견인하던 강남4구 중 한 곳인 송파구에서도 집값 하락세가 빨라지고 있다.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7일 19억5000만원에 매매되면서 20억원 선이 무너졌다. 해당 단지 내 동일 면적은 지난해 10월 최고가인 27억원까지 올랐으나 1년이 채 되지 않아 7억원 넘게 급락한 것이다.
잠실 3대장으로 불리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중 잠실 리센츠 전용 84㎡도 지난달 25일 20억8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9월 기록한 최고가(24억5000만원) 대비 4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이렇듯 매매 심리 위축에 따른 거래절벽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면서 집을 매수하지 않고 전·월세 시장에 머무는 수요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역대 최저로 거래 가뭄을 기록하는 기간 동안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11만6014건으로 역대 최다 거래량을 기록했다. 전·월세 실거래가를 발표하기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월세 시장의 경우 대출 등 금융비용 부담으로 기존 계약을 갱신하는 사례가 늘면서 중저가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대출을 이용해 거래 가격을 추가로 부담하기보다는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거나 가계 내 수용가능한 가격범위 내 임대차 거래를 선택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