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씨피, 수요예측 경쟁률 부진...공모가 6만원 확정
쏘카, 몸값 낮춰 8월 상장했지만...주가 ‘내리막길’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공모주시장 침체 계속될듯
![]() |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최근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공모주 시장에도 때 아닌 한파가 불고 있다. 작년과 달리 시중에 유동성이 말라붙은 탓에 상장 이후에도 주가가 부진한 사례가 속출하는 것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 70곳 가운데 현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한 기업은 26곳이었다. 종목별로 보면 유통·물류·케어 서비스 업체 위니아에이드가 이날 현재 주가 7650원으로 공모가(1만6200원)를 52% 하회했다. 이어 아이씨에이치(-50%), 레이저쎌(-47.75%), 나래나노텍(-43.94%), 모아데이타(-43.93%) 등도 현 주가가 공모가를 큰 폭으로 하회했다. 반면 새빗켐(270%), 유일로보틱스(220%), 성일하이텍(190%), 공구우먼(164%) 등은 현 주가가 공모가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특히나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 증시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례로 이달 말 코스닥 상장을 앞둔 2차전지 분리막 전문기업 더블유씨피(WCP)는 이달 14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경쟁률이 33.28대 1에 그쳤다.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8만~10만원)보다 낮은 6만원이었다.
더블유씨피는 2차전지 분리막 전문 기업으로, 향후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2차전지 관련주로 주목을 받았지만 공모주 시장 침체를 피하지 못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도 지난달 상장 이후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쏘카는 전일 대비 1.33% 내린 1만8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2일 상장한 쏘카는 공모가를 희망 범위(3만4000~4만5000원) 미만인 2만8000원에서 결정했다. 그러나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로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쏘카 주가에도 악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상장 이후 1개월인 이달 22일부터 197만4524주에 대한 보호예수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기관투자자들이 보호예수 해제 이후 쏘카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침체로 인한 공모주 시장 부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 미국발 금리인상 등 변수가 많은 만큼 몸값을 큰 폭으로 낮추거나 상장 시기를 미루는 것이 최선이라는 조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장을 앞둔 기업들은 글로벌 비교기업 그룹의 주가도 좋지 않은 반면 회사는 이보다 높은 공모가를 원하고 있다"며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시장 분위기에 맞춰 공모가를 조정하거나 상장 시기를 미루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증시가 지지부진하고, 금리가 올라 시중에 유동성이 말라붙을 때에는 기업의 향후 성장성보다는 실적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며 "(쏘카와 같은) 성장주들이 금리인상기라는 한파를 얼마나 잘 버틸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