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태양광 전체 보급량 중 36% 차지로 1위…산지 30%·농지 20% 앞서
업계, 정책지원·기술발전 등으로 성장 가능성 높게 보지만 일각 한계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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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왼쪽)와 또 다른 지붕에 설치된 건물일체형태양광의 모습. 세종인터내셔널 |
태양광은 그간 산지나 농지를 중심으로 보급됐다. 그러나 건축물 태양광이 산지나 농지 태양광을 누르고 보급량 1위에 올라선 것이다.
태양광 업계는 농지는 농지훼손, 산지는 산사태 등 문제 제기와 함께 각 지방자치단체별 태양광 입지 규제 등으로 부지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산지와 농지 태양광 설치가 이처럼 어려워지자 건축물 태양광 보급이 최근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건축물 태양광 보급이 전체 태양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 태양광이 농지 불법 시설 등으로 공격받자 건축물 태양광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2030년까지 태양광 설치를 위해 필요한 면적이 여의도의 163배에 이르러 건축물로 태양광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태양광 유형별 보급 현황’에 따르면 건축물 태양광은 지난해 태양광 총 보급량 중 3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서 농지 태양광은 30%, 산지 태양광은 20%, 기타는 14%였다.
지난해 이같은 유형별 태양광 보급량은 지난 2020년과 큰 대조를 보였다. 2020년엔 산지 태양광이 전체 태양광 보급량의 30%로 가장 높았다. 건축물 태양광은 27%, 농지 태양광은 24%였다.
건축물 태양광은 밭과 산지가 아닌 공장 등 건물 지붕 등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방식을 말한다.
업계는 올해에도 건축물 태양광 보급량이 더 많을 것으로 봤다. 건축물 태양광을 최근 주력 사업으로 밀고 있어서다.
건축물 태양광은 밭과 임야가 아닌 공장 등 건물 지붕에 건설해 지역 주민 반발을 비교적 덜 받는다고 알려졌다.
RE100(기업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과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에도 필요하다고 꼽혔다.
GS그룹 산하 발전회사인 GS EPS는 LG 전자의 경남 창원 LG스마트파크 공장 옥상에 대규모 태양광을 2025년까지 건설한다. 해당 태양광은 창원 LG 공장 전력 사용량의 10% 이상을 공급할 것으로 기대됐다.
대형마트와 물류센터 옥상에 태양광 사업을 개발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 기업인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물류센터 옥상을 장기간 임차 후 태양광을 설치 및 운영하기 위한 사업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건축물 태양광 보급을 위한 부지 확보와 대출을 해주는 서비스도 나왔다.
에너지 IT 기업인 엔라이튼 관계자는 "최근 건축물 태양광 수요가 많아졌다"며 "지붕 옥상 등 유휴부지를 찾아주고 시공비와 기자재에 대한 최대 100% 대출해주는 여신상품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건축물 태양광 안전 확보를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솔라엣지 코리아 관계자는 "태양광 모듈 하나씩에 인버터를 연결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국내에 보급하고자 한다"며 "해당 시스템으로 건물에 화재 발생 시 태양광에 전력을 빠르게 차단해 화재 진압 과정에서 감전사고를 막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건축물일체형태양광(BIPV) 기술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BIPV는 건물에 따로 올려서 설치하는 태양광과 달리 건물 기자재 자체를 태양광으로 설치하는 유형을 말한다. 건물 벽과 지붕 자체가 태양광인 것이다.
김철호 세종인터내셔널 대표는 "BIPV를 지진과 태풍에 견디도록 튼튼하게 하고 빛 반사가 되지 않도록 기술 개발 중이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건축물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건축물 중심의 태양광 보급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기술로 설비용량 1GW 규모의 태양광을 갖추려면 필요한 면적이 9.9k㎡이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필요한 태양광 설비용량은 총 36.5GW다. 여의도 면적 2.9k㎡의 124배인 총 361.3k㎡의 면적이 필요하다.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