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들 푹 빠졌다"...시중은행, 신종자본증권 증액 발행 잇따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21 16:14

금융지주·시중은행 신종자본증권 발행 역대 최대 규모



우리은행, 3500억 규모 발행...신한은행, 내달 4천억 예정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 대비, 손실흡수능력 강화 포석

금융지주

▲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금융지주사, 시중은행들이 경기 침체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신종자본증권은 동일 등급의 채권 대비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데다, 국내 시중은행의 경우 펀더멘털이 견고해 투자처로 매력도가 높다는 평가다.


◇ 우리은행, 신종자본증권 2700억→3500억원으로 증액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 3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당초 27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하고, 이달 중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기관투자자들의 주문이 몰리면서 35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5%대로 결정됐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고 자본적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이번 발행으로 총자본비율 15.33%, 기본자본비율 13.64%로 발행 전보다 각각 0.21%포인트 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은행의 총자본비율은 6월 말 15.12%로 바젤Ⅲ의 최소 규제자본 비율인 총자본비율 11.5%를 상회하고 있지만, 일정 수준 이상으로 BIS 비율을 관리하고, 내부적인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이번 발행을 결정했다.


◇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 대비...투자 매력도↑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도 지난달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완료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총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해당 금액은 5년 조기 중도상환 옵션 증권 3440억원, 7년 조기 중도상환 옵션 560억원을 합한 것이다. 당초 5년 조기 중도상환 옵션증권 2200억원을 포함해 총 2700억원을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수요예측 결과 예상보다 많은 주문이 몰리면서 증액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5년 조기중도상환 옵션증권 4.93%, 7년 조기중도상환 옵션증권 5.15%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지난달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 역시 당초 신고금액 3350억원보다 증액된 것이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은 5년 조기 중도상환옵션 증권 4090억원, 7년 조기 중도상환옵션 증권 710억원, 10년 조기 중도상환옵션증권 200억원이다. 이자율은 4.9~5.3% 수준이다. 이번 자금조달은 기타 기본자본 확충을 통해 BIS자기자본비율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신종자본증권

▲(자료=NH투자증권)


이밖에 신한은행은 지난 5월 323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다음달 중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이 신종자본증권을 잇따라 발행하는 것은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부의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고,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한계차주 위주로 부실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있지만,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에도 충분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신종자본증권은 BIS 비율 계산시 기본자본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금융사 입장에서는 자본적정성을 제고하는데 효과적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연초부터 올해 8월까지 국내 금융지주, 시중은행의 신종자본증권 누적 발행액은 6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지주,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기관투자자들 입장에서도 매력도가 크다. 이들 금융사가 견고한 이익 창출력과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금리 역시 같은 등급의 회사채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자산건전성이 양호하고, 신용등급이 높은 금융지주사, 은행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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