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코스피 지수 2300선 붕괴
금리인상, 경기 위축 등 우려 커져
IPO 시장 잇단 흥행 실패
인터넷은행 기대감도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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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연내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할 지는 불분명해졌다. 23일 코스피 지수가 2300선이 무너지는 등 증시가 휘청이고 있는 데다 IPO 시장도 얼어붙은 상태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내년 3월까지 IPO를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상장 시일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2290으로 2300선이 붕괴됐다. 전일 대비 1.81% 하락했다. 코스피가 2200선까지 떨어진 것은 7월 15일 이후 처음이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번째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글로벌 긴축 강도가 강해지고 있다. 한국은행도 내달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증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IPO를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당초 예상대로라면 케이뱅크가 11월께 IPO를 진행할 것으로 보였으나 불안한 증시가 발목을 잡고 있다.
IPO시장의 한파도 매섭다. 지난달 코스피에 입성한 쏘카는 수요예측에서 14.4대 1의 낮은 경쟁률을 보이며 공모가를 2만8000원으로 낮췄는데, 이날 주가는 이보다 더 떨어진 1만7000원에 그치고 있다. 30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되는 2차전지 분리막 전문 기업 더블유씨피(WCP)는 수요예측과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하는 쓴 맛을 봤다. IPO시장이 얼어붙자 최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골프장 운영업체 골프존카운티는 상장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했고, 마켓컬리도 상장 일정이 불분명한 상태다.
증권업계에서는 케이뱅크도 IPO 일정을 최대한 미루면서 상장을 서두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 상황은 물론 인터넷은행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아서다. 인터넷은행으로 처음 코스피에 상장한 카카오뱅크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3450원으로 공모가(3만9000원)을 하회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8월 상장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IPO 당시 7.3배를 적용받던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재 2.02배까지 떨어졌는데 이조차도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터넷은행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케이뱅크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평가 받기에도 비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케이뱅크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1조7381억원으로 현재의 카카오뱅크 PBR을 적용하면 약 3조원대, 신주 발행 등에 따라 약 4조원대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단 이보다 더 하락할 수도 있다. 케이뱅크는 7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두고 있다.
상장 예비심사 유효기간이 6개월인 만큼 케이뱅크는 내년 3월 20일 전까지 상장을 마무리해야 한다.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증시 분위기가 회복되는 것에 기대감을 걸고 인터넷은행들이 하반기 실적을 통해 성장 가능성도 증명해 내야 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상장까지 6개월의 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대내외 상황을 보면 탄력적으로 상장 시기를 검토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