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2·5·6호선 환승역세권 재개발-신속통합기획 등 줄줄이 진행
역세권 지구단위계획 심의…8구역 시공사 입찰 등
연내 각종 정비사업 호재 잇따라 개발 기대감 고조
▲서울 중구 신당8구역 주택가. 사진=김기령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서울 중심지임에도 불구하고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태로 지속됐던 중구 신당동 일대가 재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각 구역별로 재개발, 신속통합기획이 진행 중인데다가 지자체가 나서서 일대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개발 계획 등을 추진하면서 각종 도시정비사업에 탄력이 붙었다.
27일 기자가 찾은 신당동 일대는 고층 건물보다는 저층 상가와 주택이 혼재돼 있는 모습이었다. 신당~청구역 일대를 잇는 다산로 등 대로변을 지나 마주한 좁은 골목은 화재 발생 시 소방차가 진입하기도 버거워 보였다.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주택이 다닥다닥 붙어있었고 오래된 다세대주택 일부는 창문이 깨져 있기도 했다.
▲신당8구역의 한 골목. 8구역 일대는 차량이 진입하기 힘든 좁은 골목을 중심으로 주택가가 형성돼 있다. 사진=김기령 기자 |
신당동 내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이 주변은 개발 필요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이 더뎠다"며 "지역 전체가 개발되려면 아직 한참 남았고 그나마 신당8구역이 이제 막 개발에 첫 발을 내딛은 단계"라고 말했다.
참고로 신당8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은 지난 22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대방건설 등 총 8개 건설사가 참석하는 등 건설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신당8구역은 이미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사업을 추진해오다가 조합 내부 비리와 기존 시공사였던 DL이앤씨와의 갈등 등으로 사업이 지연됐다. 지난해 7월 DL이앤씨와 계약을 해지하고 올해 들어 시공사 재선정을 위한 단계를 밟는 중이다. 오는 11월7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DL이앤씨와의 시공사 계약 해지 전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 적용 관련 내용이 오갔던 만큼 새로 입찰에 참여할 건설사들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세우거나 이에 걸맞는 고급화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2일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건설사 중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한 곳은 대우건설(써밋), 포스코건설(오티에르) 등이다.
신당8구역은 지하철 5·6호선 청구역 역세권에 위치해 있으며 6호선 약수역, 2호선 신당역과도 인접해 있다. 구역 바로 옆에 청구초등학교 등이 있고 인근에는 청구e편한세상, 신당삼성 아파트 등 아파트 단지가 형성돼 있다. 개발이 추진되면 이 일대는 지하 4층~지하 28층, 16개동, 공동주택 1215가구와 부대복리시설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신당8구역 재개발뿐만 아니라 신당·청구 역세권 일대에서는 최근 지구단위계획 지정을 준비하는 등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서울 중구는 지난 2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신당·청구 역세권 일대 지구단위계획 지정 및 계획 결정(안)’을 공고하고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구에 따르면 추진 대상 지역은 신당역에서 청구역을 지나는 다산로변과 신당역 퇴계로변 일부다. ‘T’자 형태로 면적은 총 19만9336㎡다. 신당동을 대표하는 ‘신당동 떡볶이 골목’은 물론 신당역 역세권에 위치한 신당10구역 인접지역과의 통합개발 가이드라인도 포함됐다.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살펴보면 건축물 높이는 개발 규모에 따라 퇴계로변의 경우 최고 21층(90m)까지, 다산로변은 최고 17층(70m)까지 허용했다. 이번 계획이 확정되면 최대 35곳까지 최고 높이의 건축물이 들어설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구는 다음달 5일 주민설명회와 주민 재공람이 끝난 이후 서울시에 지구 지정 및 계획에 대한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신당·청구 역세권 일대 지구단위계획은 다산로의 획기적 변화를 이끌어 중심 기능을 회복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기존 지구단위계획들도 불필요한 규제가 없는지 계속 손을 봄으로써 낡은 도심이 살아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발 호재에도 거래는 주춤한 상황이다. 일례로 신당8구역은 지난해 시공사 계약 해지 전까지만 해도 입주권 매매 거래 시 프리미엄(P·웃돈)이 8억원까지 붙는 등 활발하게 거래됐다. 하지만 주택 경기 침체로 거래가 소멸됐고 프리미엄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신당8구역 인근 B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요즘은 아무리 개발 이슈가 있어도 거래 문의하는 손님들이 없다"며 "투자하려는 사람이 없으니까 프리미엄이 의미가 없어진 지 오래"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