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과 비교해 몸값 3분의 1로 줄고
증자참여 한화계열사도 자금여력 충분
대우조선 재무건전성…고금리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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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이 20년 넘는 기나긴 매각 작업 끝에 새 주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 모습.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 한화그룹의 자금조달 계획 및 재무 상황 등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 2008년 대우조선해양을 품으려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자 인수를 포기한 바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재 대우조선의 재무건전성이 워낙 악화돼 있다 보니 사업구조 재편에 시동을 거는 한화그룹의 투자계획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유상증자 방식으로 2조원을 투입해 대우조선 지분 49.3%와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증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원) 등 총 6곳이 참여한다. 따라서 우선 인수대금 마련은 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또 2008년 한화그룹이 처음 대우조선을 인수하려 했던 당시(6조원)과 비교해 현재 몸값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한화 측도 자금을 마련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다른 한화디펜스 등 방산계열사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는데, 수출 선수금 및 잉여현금활용을 통해 인수자금 조달할 계획이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상반기 말 기준 약 3조9000억원의 해외 잔고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8월 폴란드로부터 3조2000억원의 수주계약을 달성하는 등 선수금을 통한 영업현금조달능력도 높은 편이다.
한화 관계자는 "6개 계열사가 투자에 동참하는 만큼 자금 확보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차입금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한 차입에는 현재의 고금리 상황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또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고 해도 대우조선 재무건전성이 워낙 좋지 않아 정상화하는데 긴 시간이 소요된다.
현재 대우조선의 자산총액 12조224억원 중 부채가 10조4741억원이었고, 자기자본은 1조5483억원 수준이었다. 부채비율은 지난 6월 기준 676.5%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화는 인수자금 1조원을 선수금 등 자체 보유 현금을 통해 마련할 예정"이라며 "LNG선 부문은 호황이 예상되지만 경기 침체 국면에서 경영 정상화가 지연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한화가 태양광 등 신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것도 그룹의 힘이 분산되면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향후 5년간 에너지, 탄소중립, 방산·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 분야에 총 37조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통과를 계기로 미국 태양광 제조시설 확대에 투자를 집중할 방침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방산으로 사업재편을 하면서 재평가 기대감이 높았으나 대우조선해양 실적이 연결로 반영되는 내년부터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점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한화가) 방산부문에서 대규모 수주로 실적 자신감을 가지고 인수전에 나선 것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고 산업은행도 지분을 보유하는 동안에는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점. 또 이를 토대로 대우조선해양도 풍부한 수주잔고와 비용절감 노력을 보여준다면 우려감은 기우에 그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