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피플라이프 인수' 승부수 띄운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09.30 17:26

업계 6위 피플라이프 인수시 영업력 강화 기대



생보-손보 아우르는 상품컨설팅 제공 용이



보험시장 포화, 경쟁 치열...'M&A 필수'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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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한화생명이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피플라이프 인수를 추진한다. 한화생명은 그간 영업력 확대 차원에서 수차례 피플라이프를 인수하기 위해 접촉했지만, 세부 의견 조율 과정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인수가 불발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한화그룹이 대대적인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선 만큼 금융 계열사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인수가 성사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피플라이프의 경영권 인수를 위해 막바지 조율 작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피플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1476억원, 영업이익 67억원으로 매출액 기준 GA 업계 6위에 해당한다. 설계사 수는 3760명으로, 전국에 30여개의 오프라인 점포를 보유 중이다.

한화생명이 피플라이프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보험시장에서 영업력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4월 보험상품 개발과 판매 채널을 분리하는 제판 분리를 통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올해 6월 말 현재 설계사 수 1만8565명으로 업계 1위다. 3760명의 설계사를 보유한 피플라이프를 품게 되면 GA 업계 1위로서 경쟁력을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광범위한 영업망을 바탕으로 생명보험, 손해보험을 아우르는 상품 컨설팅을 제공하는데도 용이해질 전망이다. 저출산, 고령화, 내수시장 포화,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확대 등으로 보험업계가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판매조직 대형화로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피플라이프

특히 피플라이프는 2018년부터 내방형 점포인 보험클리닉을 운영하며 보험에 대한 접근성을 완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클리닉은 보험에 대해 궁금한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방문해 객관적인 보험 비교, 분석, 컨설팅 등 보험 솔루션을 받거나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운영 초기 점포 수 160여곳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이달 현재 30여곳으로 줄였지만, 최근 들어 다시 확대하는 추세다. 보험상품 가입 등의 부담없이 보험컨설팅을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적기에 파악한 것으로, 재방문률이나 고객 만족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시장에 경쟁력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대면 영업에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타사 대비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번 피플라이프 인수를 한화그룹의 사업구조 재편과 연관짓는 시각도 있다. 한화그룹이 지난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 한화디펜스에 분산돼 있던 그룹의 방산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 곳으로 통합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최근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화솔루션도 태양광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백화점 사업인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 분할하기로 결의했다.

한화생명의 경우 그간 피플라이프를 인수하기 위해 꾸준히 접촉했지만 세부 조건이 맞지 않아 막판에 계약이 이뤄지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어느 때보다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각 사마다 보험상품의 차별성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M&A를 통해) 회사 규모를 키우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것은 소비자 신뢰도 확보 측면에서도 분명 도움이 된다"며 "피플라이프는 GA 업계에서도 고객 접점 확대, 마케팅 등에 강점이 있는 만큼 한화생명이 피플라이프를 품을 경우 상호 간에 윈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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