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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에 오른 세조는 단호하면서도 유능했다. 친동생 둘이 죽임을 당하고 조카가 스스로 목을 매도록 했다. 성삼문 등을 처형되는 등 정통성을 부정하는 이들에 대한 ‘단죄’는 망설임이 없었다. 그런 한편 각 고을이 스스로 싸우고 스스로 지키는(自戰自守) 진관체제 확립, 국가 운영의 만세성법인 ‘경국대전’과 단군으로 시작되는 한국사의 정통을 세우는 ‘동국통감’ 편찬, 검약을 기치로 국가 세출의 표준화를 도모한 ‘횡간’ 제정 등 조선의 토대를 굳건히 했다. 아울러 한명회 등 공신을 지방에 파견하는 체찰사제 운영, 호패법과 군역제도의 정비, 백정 중 제비를 뽑은 사람은 직접 억울함을 고할 수 있게 한 ‘탐주’의 시행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 책은 태종부터 성종으로 이어지는 ‘군주평전 시리즈’ 중 두 번째 책이다. 철저하게 실록을 중심으로 서술했다는 점이 곧 장점이자 단점이다. 신간을 통해 계유정난을 계기로 왕의 아들에서 아버지 세종의 ‘예치’를 넘어서는 초월적 절대 군주로 자리매김하려는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쳤던 정치가 ‘세조’를 만나볼 수 있다.
제목 : 세조, 폭군과 명군 사이
저자 : 김순남
발행처 : 푸른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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