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하루 200만 배럴 원유감산 합의...국제유가 1% 넘게 급등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0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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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본부(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하루 20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다. 국제유가는 1% 넘게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OPEC+는 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대면으로 회의를 열고 경기침체로 인한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이같이 합의했다. 이로써 OPEC+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규모로 감산에 나섰다. 

OPEC+은 또한 앞으로 매월 정례회의를 열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CNBC는 다음 정례회의가 12월에 예정됐다고 밝혔다. 

나이지리라 석유장관인 티미프레 실바는 회의 이후 "OPEC은 유가가 90달러대에 머물기를 원한다"며 "대부분의 국가들은 2023년 예산을 이 가격대에 맞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5일 한국시간 오후 11시 50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13% 오른 87.50달러를 기록 중이다. 브렌트유 12월물 선물가격은 1.34% 급등한 93.04달러를 보이고 있다. 

다만 상승폭은 다소 둔화된 모양새다. WTI 가격은 지난 2거래일 동안 8.8% 올랐다.

그동안 OPEC+ 산유국들의 원유 생산량이 목표치를 밑돌았기 때문에 이들이 실질적으로 감산에 나서는 규모는 발표된 내용보다 작다는 관측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OPEC+의 8월 실제 원유 생산량은 목표치 대비 하루 360만 배럴 밑돌았다. 

블룸버그는 자체 집계한 9월 원유 생산량을 기준으로, 산유국들의 실제 감산량은 하루 88만 배럴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조사업체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조지 리온 부회장은 "글로벌 원유시장은 4분기에 과잉공급이 예상되고 있다"며 "이는 OPEC+이 감산에 나서면서도 유가가 너무 급등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라이스타드 에너지는 4분기부터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2019년 4분기 이후 큰 폭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OPEC+의 200만 배럴 감산이 이미 반영됐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입장에선 OPEC+의 이러한 결정에 불편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안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OPEC이 감산에 나서면 안된다고 미국이 압박해왔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할 경우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해왔던 미국의 휘발유 가격과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흔들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권에선 미국이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비치고 있다. 씨티그룹은 "유가 급등세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를 짜증나게 할 수 있다"며 "전략비축유 추가 방출, ‘석유 생산·수출 카르텔 금지(NOPEC)’ 법안 추진 등의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JP모건 역시 전략비축유 방출 등의 대응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수하일 알 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 에너지 장관은 이번 결정이 "기술적"이라며 "정치적인 결정이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RBC캐피털마켓은 이날 투자노트를 공개하면서 OPEC 맹주격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자발적인 추가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우디는 지난 2016년부터 합의된 내용보다 더 큰 감산을 여러차례 단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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