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지표 실망', 소비자물가는 어떻게?…"9월 근원 CPI 발표 주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09 11:21
USA-SEC/BANKS-RECORDS

▲(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이번 주 발표될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라 글로벌 증시 향방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9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9월 CPI 발표일은 13일 오전 8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13일 오후 9시 30분)에 예정되어 있다.

CPI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대 책무 중 하나인 물가 안정 목표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만큼 투자자들은 매월 발표에 항상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9월 CPI가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 고용 보고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와 글로벌 증시가 무너진 상황에서 발표되기 때문이다. 또한 물가 상승률이 8월에 이어 9월에도 ‘쇼크’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을 지도 주목을 받는다.

9월에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6만 3000명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치인 27만 5000명을 밑돌았다. 이는 8월의 31만 5000명 증가에 비해서도 낮다.

문제는 실업률이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둔화를 감안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고 있지만 미국 실업률은 오히려 감소하는 등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연준 입장에선 기준금리를 더 올려도 문제가 없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있다.

이를 반영하듯 글로벌 증시는 지난 7일 3대 주가지수가 모두 2∼3% 이상 하락했다. 한 주간의 흐름을 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 가량 오르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각각 1.5%, 0.7%씩 올랐다. 3대 지수는 비록 4주 만에 상승 마감했지만 한 주의 마지막날인 금요일에 폭락했기 때문에 투자심리가 크게 회복되기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한 주간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 대한 우려를 강화했다.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 상승세는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 가격은 배럴당 92달러를 넘어섰고, 브렌트유 12월물 가격은 배럴당 98달러까지 올라 100달러에 육박했다. WTI 가격 주간 상승률은 17%에 육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9월 CPI마저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높게 나올 경우 연준의 고강도 긴축은 거의 확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9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올라 전달의 8.3%보다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올라 전달의 6.3%에서 또다시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9월 에너지 가격이 하락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근원 CPI에 더욱 주목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지난 8월 글로벌 증시를 요동치게 만든 점이 바로 8월 근원 CPI였다.

지난달 발표된 8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 올라 전달 기록한 8.5%보단 낮아졌다. 그러나 8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6.3% 올라, 전월치인 5.9%, 예상치인 6.0%보다 상승 폭이 컸다. 전월 대비로도 0.6% 올라 전월치와 예상치인 0.3% 상승을 모두 상회했다.

주가와 역의 상관관계를 보여온 국채금리가 연준의 긴축 기대를 반영해 또다시 오름세를 보인다는 점도 주식시장에는 불안 요인이다. 다만 주초인 10일은 ‘콜럼버스의 날’로 채권 시장이 휴장해 주식시장에 미칠 변수가 하나 줄어들게 된다.

9월 CPI 발표를 제외하고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요인들 중 하나는 연준 당국자들의 발언이 있겠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11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11일),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12일) 등이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이외에도 12일에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연준은 9월 FOMC에서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단행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연준이 얼마나 오랫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할지에 대한 힌트를 찾으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가 나온다. IMF 보고서는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경기침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울 가능성은 있다.

아울러 3분기 기업 실적도 나온다. 주요 은행들의 실적을 시작으로 이번 주 본격적인 3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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