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D-2] 변동성 높은 한주..."코스피, 저점 논하기 일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1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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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증시는 오는 12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0%p 인상) 가능성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의 물가 자극 우려 등으로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2100~2230선으로 봤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4일~7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3.59% 상승한 2232.84로 마감했다. 코스닥은 3.84% 오른 698.4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전주 대비 상승 마감한 것은 8주 만이다.

그러나 한은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상단 제한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2일 "지난 수개월 동안 말씀드린 0.25%포인트 인상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예고 지침)는 전제 조건이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앞서 한은은 올해 7월 처음으로 빅스텝에 나섰다. 지난 8월에는 기준금리를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5%대 중반에 이른다는 점도 빅스텝을 예상하는 요소다. 여기에 미국의 네 번째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유력한 상황에서 한미 금리 격차가 1%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환율·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지는 만큼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대응하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는 연준 자이언트스텝 이후 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이 바뀌었다면서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며 "한은의 추가 빅스텝에 따른 경제 충격 우려는 다음 주 코스피지수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3일에는 미국의 9월 CPI 발표도 앞두고 있다. CPI 결과에 따라 연준의 긴축 방향성이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하다. 헤드라인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8.1%, 근원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6.5% 예상된다.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이 전월보다 떨어지더라도 시장이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할 여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 의원들이 내년에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한다고 발언하고 있지만 피벗(Pivot·기조 전환) 기대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번 피벗은 연준이 점도표대로 금리를 올리면 내년 경기 침체나 금융 불안정성이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수준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CPI 결과 이후 연준과 시장 참여자들 모두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전망과 베팅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증시 방향성이 달라질 것"이라며 "경계심리가 주 초반부터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겠지만 선제적인 포지션 변경보다는 CPI 확인 후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감산을 결정한 점은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OPEC 플러스는 다음달부터 원유 생산을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OPEC 플러스 상당수 회원국이 이미 현재 생산 기준치에 못 미치는 원유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감산량은 하루 90만배럴 수준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미국은 금리인상을 통해 수요를 줄임으로써 물가상승 압력을 완화하려고 시도 중인데 OPEC 플러스는 원유 수요 감소에 대해 공급 감축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향후 글로벌 주요국들의 물가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코스피지수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국 주식시장 변동성은 펀더멘탈보다 외환시장 불안에 원인을 두고 있다"면서 "수급 우려가 중심이라는 점에서 코스피 저점을 논하기에는 이른 상황인 만큼 10월 주식 시장은 통화정책 강도 약화 기대감을 갖기에 이르다는 점에서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관측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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