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4공장 준공식 참석···7년만에 송도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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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4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경영진들과 중장기 전략을 점검했다. 바이오 산업을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게 이 부회장의 구상이다.
1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인천광역시 연수구 소재 삼바 송도캠퍼스를 찾아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 시설인 바이오로직스 제4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삼바 송도캠퍼스를 찾은 것은 지난 2015년 12월21일 3공장 기공식 이후 7년 만이다.
삼바 제4공장은 생산 능력이 24만L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이다. 이달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투자금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
이번 제4공장이 가동됨에 따라 삼성은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 총 42만L를 확보해 ‘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분야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 삼바는 공격적인 투자로 출범 10년만에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 세계 1위를 달성했다. 현재 글로벌 20대 제약회사 중 12곳을 고객사로 유치해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이번에 부분 가동을 시작한 제4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내년에는 생산 능력을 총 60만L까지 확대하게 됨으로써 글로벌 바이오 CDMO 시장에서의 ‘초격차’ 우위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부회장은 가동을 시작한 제4공장을 직접 점검한 후 삼바 및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을 각각 만나 CDMO 및 바이오시밀러 사업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은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지속하는 한편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확대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CDMO 분야에서는 이번에 준공한 제4공장에 이어 앞으로 제5공장, 제6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생산 기술 및 역량을 고도화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 역할을 수행해 나갈 방침이다.
삼바는 제4 공장 건설로 기존 공장 부지를 모두 활용함에 따라 ‘제2바이오 캠퍼스’를 새로 조성할 계획이다. 2032년까지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해 11만평 규모의 ‘제2캠퍼스’를 조성하고, 이곳에 공장 4개를 추가로 건설해 바이오 분야에서의 ‘초격차’를 완성할 계획이다.
삼성은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해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새로운 도전 목표라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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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이 부회장은 지난 2015년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삼성은 IT, 의학(medicine), 바이오(biologics)의 융합을 통한 혁신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러한 혁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더 적은 비용으로 이용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부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선 이후 삼성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마다 바이오 사업을 회사의 ‘미래 먹거리’로 거론하며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작년 11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삼성과 모더나 간 코로나19 백신 공조 △향후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게 대표적이다.
앞서 같은 해 8월에는 모더나 최고경영진과 화상회의를 통해 성공적인 백신 생산을 통해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바이오 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20년에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화이자 백신 국내 조기 도입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산타누 나라옌 어도비 회장 겸 화이자 수석 사외이사를 통해 화이자 최고위 경영진과의 협상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당초 지난해 3분기부터 화이자 백신이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이 부회장이 ‘가교’ 역할을 함으로써 3월부터 백신 50만명분이 조기에 도입돼 팬데믹 극복에 큰 힘이 됐다고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바이오 네트워크’가 삼성에 대한 글로벌 바이오 업계의 신뢰와 평판을 높이고 있다고 본다. 삼성의 바이오 사업뿐만 아니라 한국의 바이오 산업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