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찾는 증권사] ‘제2의 창업’ 신한투자증권, 사명변경·자본확보 등으로 혁신 지속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1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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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투자증권.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자본시장 대표 증권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고객을 중심에 두고 언제나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

지난 8월 이영창 대표이사가 강조한 이 말처럼, 창립 20주년을 맞은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급격한 변화와 혁신의 길을 걷고 있다. ‘고객 중심 투자 명가’의 기치를 내걸고 고객을 위한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데 집중하는 것이다. 상반기에는 고액 자산가를 위한 금융센터를 오픈하고 법인 고객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해 성과를 거뒀다. 하반기에는 사옥을 매각해 자본을 확보하고 사명까지 변경했으며,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시작해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서비스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이달부터 사명을 ‘신한투자증권’으로 변경한다. ’금융투자‘보다 ’투자증권‘이라는 단어로 증권사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고객 중심‘ 원칙 아래 ’투자 명가’라는 비전을 내세운 만큼, 투자자 중심 전문화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가 엿보인다. 이번 사명 역시 고객 공모를 통해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신한투자증권은 사명 변경에 그치지 않고 고객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고액 자산가 고객에게 주목해 자산관리 특화 금융센터를 청담과 광화문에 개점했다. 여기에는 씨티은행의 최우수자산관리전문가(CPC) 프라이빗뱅커(PB) 10명 등 30명의 자산관리 전문가가 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속적으로 법인 고객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그룹 역량을 동원해 법인 고객들에게 필요한 기업공개(IPO), 자금조달, 인수합병(M&A) 등 종합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략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 상반기 전년 대비 실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투자금융(IB) 부문 수익은 두 배로 커졌으며, IPO 주관 업계 3위, 주식발행시장(ECM) 주관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미래에셋증권에서 IB 부문을 맡았던 김상태 대표가 각자대표로 취임하며 역량이 한층 강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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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이영창,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 하반기에도 자체적인 자본확보, 조직개편, 디지털전환 등 ‘혁신’ 지속


하반기 들어서도 신한투자증권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사옥 매각이다. 지난 7월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이지스자산운용과 6395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매각 이후 건물을 그대로 임차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을 택해 사옥 문제도 해결했다.

통상 지주사를 모기업으로 둔 증권사는 지주사의 막강한 자금력을 활용해 유상증자를 받는 방식으로 자기자본을 확보하는데, 이번 사옥 매각은 신한투자증권의 자체적인 자본 확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차익은 전액 영업용 자본으로 활용돼 IB는 물론 리테일, WM 부문에서도 상당한 영업력 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상반기 말 기준 신한투자증권의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5조753억원으로, 사옥 매각 차익을 반영하면 5조원 중반대로 증가한다.

이와 함께 조직개편도 실시해 지역 기반 영업본부를 자산관리 기능 중심으로 전환했다. 더불어 자산관리서비스본부를 신설해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국제재무분석사(CFA) 등 분야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로 팀을 꾸렸다. 포트폴리오 전략, 세무, 부동산, 투자자문 등 차별화된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지난달부터는 디지털 전환 중장기 계획인 ’프로젝트 메타’의 시동을 걸어 내년부터 3년간 매해 당기 순이익의 10%를 투자한다. 차세대 오픈 플랫폼 구축으로 새로운 수익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한편, 모든 증권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꿔 신한투자증권의 고객들이 보다 원활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클라우드란 데이터망을 통해 외부 서버 자원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미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한 바 있는데, 그 결과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 IPO 등 큰 이벤트로 이용자가 몰린 상황에서도 대규모 외부 서버 자원으로 MTS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즉 프로젝트 메타를 통해 신한투자증권의 코어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꿀 경우, 전체적으로 원활하고 안정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 확장성도 커져 핀테크 기술과의 결합, 신기술 기반 글로벌 플랫폼과의 연결 등 새로운 비즈니스 수요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창 대표는 "차세대 ICT 시스템 도입에 맞춰 전 임직원의 디지털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애자일 조직문화를 확산하는 등 일하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하겠다"며 "고객의 모든 순간에 금융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고객에게 새로운 투자 대안을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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