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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가운데 국내 증시는 좀처럼 불확실성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11월 금통위에서도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영국발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달러화 강세, 그로 인한 코스피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올해 들어 코스피가 26% 넘게 하락한 점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2000선이 뚫릴 가능성은 낮지만, 긴장감을 놓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40포인트(0.47%) 오른 2202.47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0.72포인트(0.03%) 하락한 2191.35에 개장해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갔다. 오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진 모습이다. 장 초반 2181.65까지 하락했지만 오후 들어 2200선을 회복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38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개인과 기관이 각각 1467억원, 1052억원어치를 팔아치운 탓에 코스피는 약보합 마감에 그쳤다.
코스닥지수도 2.17포인트(0.32%) 오른 671.67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 홀로 824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642억원, 68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전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면서 크게 출렁이던 원/달러 환율은 10.3원 내린 1424.9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5.2원 내린 1430.0원에 개장해 등락을 거듭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고물가, 고환율을 이유로 7월 이후 3개월 만에 빅스텝을 밟았지만,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오히려 금통위원 2인이 소수의견으로 0.25%포인트 인상을 제시한 것이 시장에서는 다소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소수의견이 나왔음에도 증권가에서는 11월에도 ‘빅스텝’에 무게를 뒀다. 환율 흐름을 볼 때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이유다. 한은 역시 내년 1분기까지 5%를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물가 상승률이 5%대라면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영국발 금융시장 불안,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인플레이션, 국내 기업의 실적 둔화 가능성 등을 종합했을 때 경기침체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현지시간) 글로벌 경제를 두고 "곧 폭풍 구름이 일어날 듯 취약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26% 넘게 급락한 점을 고려했을 때 단기간에 추가적으로 급락할 가능성은 낮지만, 물가 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쉽게 안도해서는 안된다는 평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가 둔화되는 순간부터 주식시장은 반등할 전망이나, 아직은 유럽발 불안이 심해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며 "하반기 금융시장은 방향성을 모색하는 시기로, 변동성은 크지만 갑작스럽게 폭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코스피 레벨이 내년도 기업들의 실적 둔화 우려를 온전히 반영하지 않았다"며 "미중 갈등, 연준의 긴축 기조 등도 국내 증시에 계속되는 부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