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전기차, 불편한 승차감 개선 못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2.10.13 10:23

김필수 대림대 교수/김필수자동차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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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교수/김필수자동차연구소 소장


전기차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그 만큼 내연기관차의 수명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글로벌 제작사는 전기차를 미래 모빌리티의 선점조건으로 인식하고 주도권을 쥐기 위한 가성비 강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전기차는 본격 보급되기 시작한 지 10년 정도 밖에 안된 갓난 아기 수준이라 아직 해결과제가 많다. 기술적으로는 전기차용 변속기나 전고체 배터리 등 게임체인저급 기술이 요구된다. 특히 전기차 화재, 구난 구조방법 등 여러 문제의 해결과제도 빠르게 조치해야 하는 고민도 크다. 정비 분야도 아예 일선 정비 업소에서 전기차 등의 수리조차 못하고 있을 정도로 열악하고 자동차 부품사도 기본 내연기관차의 엔진과 변속기 중심에서 벗어나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소비자가 느끼는 문제점도 널려 있다. 당장은 충전 인프라도 중요한 과제다. 아직은 고령자는 물론이고 장거리 운전 시 불편한 부분도 많고 심야용 완속 충전의 경우도 아파트 같은 집단 거주지의 경우 너무 불편해 일반 주유소 같은 편리함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주행거리의 한계와 겨울철 낮은 온도로 인한 배터리 기능저하와 히터를 켰을 때 배터리 방전 등 아직은 미완의 대기이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크게 부각되는 불편함의 하나는 전기차의 승차감이다. 전기차의 특성은 제로백이라 하여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게 되면 급격히 가속되는 특성으로 스포츠카와 같은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특성은 스포츠 감각을 선호하는 운전자에게는 매력이 될 수 있지만 탑승객으로서는 스릴보다는 울컥거림으로 인한 부정적인 느낌이 크다. 최근 나온 결과로는 경·소형 전기차보다 중·대형 전기차, 특히 스포츠감각을 가진 전기차의 경우 사고비율이 훨씬 높다는 통계도 있다. 운전자가 느끼는 감각 이상으로 급가속이 되면서 충돌 사고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전기차의 급가속 성능으로 인해 발생한다. 기존 내연기관차의 경우는 엔진은 물론 변속기가 속도에 대한 조율을 하면서 가속되는 상황이어서 운전자는 물론 탑승객에게 무리를 주지 않고 적절한 가속도와 승차감을 제공한다.

그러나 전기차는 태생부터 급가속 특성이 크고 또 속도를 줄이는 경우에는 회생제동이라고 하여 제동페달을 밟지 않아도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는 장치로 인하여 꿀럭거림이 크게 작용하다보니 탑승자가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따라서 속도를 감속시킬 경우의 회생제동을 무리하게 적용하지 않고 적절히 작동시켜서 자연스런 감속을 유도하는 방법을 구사하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의 급가속과 급감속 문제는 탑승객이 불편함을 크게 호소하는 내용이다. 자동차 제작사가 크게 신경을 써야 하는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택시의 경우 전기차 보급이 가장 활성화되는 대상이라 할 수 있다. 택시는 일반 유류 비용에 비하여 충전비용이 저렴하고 전기 택시로 교체할 경우 구입 보조금도 큰 만큼 더욱 선호되는 것이다. 정부도 주행거리와 운행 특성이 큰 택시를 전기차로 대체할 경우 환경적 편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대국민 홍보 등 더욱 활성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전기 택시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탑승객의 승차감이 떨어지고 울컥거림으로 멀미가 날 정도로 심하여 전기택시를 멀리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전기택시 뒷좌석에서 느끼는 불쾌감 탓에 아예 전기택시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택시 운전자의 평균 연령이 65세 이상으로 전체의 70%에 이를 정도로 고령층이 늘면서 운전감각이 떨어지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결국 이런 문제를 풀려면 자동차 제작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회생제동의 특성을 조정하여 최적화하는 것은 물론 기존 내연기관차와 같은 감각을 내재시켜 탑승객의 안정된 승차감과 안락감을 선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앞서 언급한 전기차용 변속기의 개발이 촉진되면서 변속에 대한 감각을 조율한다면 예전의 내연기관차 감각을 느끼게 될 날이 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전기차의 가성비만 앞세우기보다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절실하다. 물론 전기차 화재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거나 골든타임을 늘리는 기술적인 개발도 꼭 필요하고 막연한 공포감이나 불안감이 발생하지 않도록 홍보나 캠페인 활동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 못지않게 전기차 승차감과 안락감이 전기차 구입 결정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기차에 대한 일반 대중의 평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택시 전기차부터 당장 개선에 나서야 할 것이다.

성철환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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